특히 소상공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출과 신용평가 서비스에서 간헐적 장애가 지속되고 있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우체국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서비스의 80% 이상이 복구됐다고 발표했다. 전국 우체국 ATM도 대부분 정상 가동되고 있으며 체크카드 결제 서비스는 완전히 정상화됐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주요 거래 서비스는 복구됐지만 일부 부가 서비스에서 간헐적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며 "오늘 중으로 완전한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비대면 서비스는 대부분 복구됐지만, 신분증 진위확인과 연계된 대출 심사 과정에서 여전히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과 신용카드 한도 증액 업무에서 처리 시간이 평소보다 2-3배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계좌 개설과 일반 대출 서비스는 정상화됐지만, 정부 시스템과 실시간 연동이 필요한 일부 서비스에서 지연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마이너스 통장 신규 개설과 한도 조정 업무가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아 소상공인들의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
카드업계는 신용카드 발급과 일반 결제 서비스는 정상화됐지만,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대출 상품에서 간헐적 장애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신규 카드 발급과 기존 카드 이용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현금서비스 한도 조회와 신규 대출 신청에서 일시적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도 비슷한 상황으로, 급한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들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의 자금 조달 어려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평소 마이너스 통장이나 카드 현금서비스로 단기 자금을 융통하던 사업자들이 여전히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연휴 전 식자재 구입비를 마이너스 통장에서 인출하려 했는데 한도 조회가 안 돼서 결국 지인에게 돈을 빌렸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금융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별도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긴급 자금 지원 프로그램 확대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29일에도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며 금융서비스 복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각 금융회사별 서비스 정상화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추가 장애 발생에 대비해 비상 대응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주요 금융서비스는 대부분 정상화됐지만 완전한 안정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연휴 기간 중에도 상황실을 운영해 추가 문제 발생에 즉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금융거래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직 완전히 안정화되지 않은 시스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귀성길 고속도로 통행료 결제와 명절 용돈 송금 등 연휴 특수 거래에서 추가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연휴 기간 중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비상 대응팀을 운영하고 있다"며 "필요시 추가 유동성 공급 등의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 전산망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시스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신분 확인과 신용평가 과정에서 정부 시스템과의 연동을 최소화하고 독립적인 백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한 서비스 정상화까지는 일주일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기회에 금융 인프라의 안정성을 높이는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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