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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은 박상진‧KB 양종희, 전주고 동문 인맥 부각…'시너지' vs '정권 코드' 엇갈린 시각

지다혜 기자 2025-09-11 17:23:37

박상진 회장, 구조조정 전문가…정책·시장금융 가교 역할 기대

학연 기반 시너지 가능성 있지만…투명성·공정성 담보가 관건

(왼쪽부터) 박상진 신임 한국산업은행 회장 내정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사진=금융위원회, KB금융]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금융권 수장 인사가 본격화하면서 '정권 코드 인사'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내정된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신임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대학 동기인 데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과도 고등학교 동창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한국산업은행 신임 회장으로 박상진 전 산은 준법감시인을 임명 제청했다. 박 내정자는 1990년 산업은행에 입행한 뒤 35년간 근무한 산은 맨으로 준법감시인을 역임하며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향후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된다.

이번 발탁이 화제가 된 것은 박 내정자가 산은 출범 후 71년 만의 첫 내부 출신이라는 점과 더불어, 이재명 대통령과 중앙대 법학과 동기(82학번)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 내정자는 과거 이 대통령과 고시반에서 함께 공부했을 정도로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내정자는 고시를 포기하고 1990년 산은에 입행했다.

또한 박 내정자가 KB금융을 이끄는 양종희 회장과도 학연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업계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두 사람은 전주고 동문(1980년 졸업)이자 막역한 사이로, 지역 모임과 동창회를 중심으로 한 '전주 인맥 네트워크'가 금융권 곳곳에 형성돼 있다고 전해진다.

이를 기반한 국책은행과 민간 금융사 간 협업이 강화되면서 정책금융과 시장금융 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 생태계 확장과 기업 지원 확대 등을 위해 근래 은행들 사이에선 경쟁보다 전략적 협업이 추세가 되면서다.

아울러 박 내정자는 산은에서 약 30년간 재직하며 잔뼈가 굵은 구조조정 전문가다. 기아그룹·대우중공업 태스크포스(TF)팀과 법무실장, 준법감시인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며 기업 구조조정 경험이 풍부한 데다, 금융법에도 정통한 인물이다.

금융당국 역시 박 내정자를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 등 금융정책에 맞춰, 산은의 당면과제인 첨단전략산업 지원 등 정책금융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새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 재편·정책금융 방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 역시 높은 상황이다. 산업 구조조정과 정책금융 집행 속도 면에서 정책의 일관성과 신속성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결국 이번 인사는 정권과 금융권의 협력 강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선 대통령과의 인연이 인사 배경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정권 코드 인사 논란이 불가피하단 목소리도 제기된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 아니냐'는 지적처럼, 지나친 친분이 때로는 편향적 의사결정이나 봐주기식 행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금융사 경영진이 정권과 밀접한 관계에 놓이면, 외부 압력과 정치적 영향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학연 및 인맥 중심 인사가 금융사의 경영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학연과 인맥에 기대는 모습이 반복될 경우 금융권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명성과 책임 경영이 새 리더십의 최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정권과 금융권 협력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금융사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려면, 제도적 보완과 적절한 외부 감시 체계가 균형 있게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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