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KT가 국내 최초로 실제 고객이 사용하는 상용 5G 망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무선접속망(AI-RAN) 기술 검증에 나섰다. 이는 연구실 수준을 넘어선 실증 단계로 AI를 통해 현재의 5G 통신 품질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차세대 6G 네트워크의 핵심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KT는 전남 나주 지역에서 노키아의 최신 5G 기지국 장비를 활용해 AI-RAN 기술 검증을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AI-RAN은 기지국에 내장된 AI 엔진이 전파 상태와 트래픽 패턴 등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무선 자원을 최적으로 배분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이번 검증은 향후 AI-RAN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한 필수 선행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T가 이번에 검증하는 핵심 기능은 두 가지다. 첫째는 ‘머신러닝 기반 채널 추정’이다. 기존에는 기지국 전파가 사용자 단말까지 도달하는 경로를 수학적 계산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고층 건물이나 산악 지형처럼 복잡한 환경에서는 오차가 발생해 품질 저하의 원인이 됐다. AI는 이러한 복잡한 전파 패턴을 스스로 학습해 경로를 훨씬 정밀하게 추정함으로써 데이터 손실과 지연을 줄여 통신 안정성을 높인다.
두 번째는 ‘머신러닝 기반 다중사용자 다중입출력(MU-MIMO)’ 기술이다. MU-MIMO는 하나의 주파수로 여러 이용자에게 동시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인데 AI가 각 단말의 전파 방향과 트래픽 상황을 즉시 분석해 전파 간섭이 가장 적은 최적의 사용자 조합을 찾아낸다. 이를 통해 기지국은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고 이용자는 더 빠른 속도와 향상된 품질을 체감하게 된다.
KT는 이번 상용망 검증 결과를 토대로 AI-RAN 기술을 최적화하고 단계적으로 적용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5G 망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은 자연스럽게 6G 시대의 기술 표준과 운용 기준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권혜진 KT 네트워크전략본부장은 “AI-RAN은 고객 체감 품질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6G 시대를 위한 필수 기술”이라며 “KT는 상용망에서 AI-RAN을 가장 먼저 검증·도입해 네트워크 혁신을 주도하고, 기술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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