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포방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데 이어 항소에 나섰다. 형사 책임의 유무를 다투는 절차는 이제 항소심으로 넘어갔지만, 이번 사건은 법률적 판단과는 별도로 전직 대통령의 사법 대응 방식에 대한 여러 질문을 남기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1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적법하게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대통령경호처가 개입해 이를 저지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호 인력이 물리적으로 영장 집행을 막았고, 그 배경에 피고인의 인식과 의사가 작용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일반 공무집행방해가 아니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인정됐다.
이 판단의 전제에는 ‘국가기관의 사용 방식’이라는 문제가 놓여 있다. 대통령경호처는 국가기관이지만, 그 임무는 신변 보호에 한정된다. 1심 재판부는 경호의 목적과 범위를 넘어선 개입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경호권이 사법 절차와 충돌하는 지점에서 어떤 기준이 적용돼야 하는지가 판결문 전반에 반영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항소를 통해 사실관계와 법리 해석을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체포영장 집행 저지는 경호상의 판단이었고, 피고인이 이를 직접 지시하거나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항소심에서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지시 여부와 인식의 정도, 경호처의 판단 구조 등이 다시 검토될 전망이다.
다만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는 법률적 쟁점만은 아니다. 전직 대통령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역대 전직 대통령들의 사법 처리 과정에서는 정치적 논란이 뒤따르더라도, 절차 자체를 정면으로 저지하는 장면은 흔치 않았다. 이 점에서 이번 사건은 기존 사례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법치와 절차를 국정 운영의 핵심 가치로 강조해 왔다. 검찰 조직을 이끌었던 이력 역시 그러한 메시지의 배경이었다. 그와 같은 이력과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사법 대응 방식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볼 것인지는 해석의 영역에 속한다. 다만 법정 밖에서는 이 간극 자체가 하나의 논점으로 다뤄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항소심의 결론이 형량의 증감 여부를 넘어, 전직 대통령의 사법적 책임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고 권력자의 지위가 사라진 이후에도 국가기관과 개인의 경계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다시 검토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사건은 아직 진행 중이다. 최종 판단은 상급심을 거쳐 확정될 것이다. 다만 사법 절차의 결론과 별개로, 전직 대통령이 법 앞에 서는 방식에 대해 사회가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지는 이번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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