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인공지능(AI)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한다. AI 모델 훈련과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컴퓨팅 자원 확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 외 다른 선택지를 넓히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은 1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최근 구글과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수개월간의 논의 끝에 지난달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픈AI는 그동안 최대 파트셔사인 MS의 애저 클라우드를 전용 인프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지난 1월 MS와의 전용 계약이 종료되면서 컴퓨팅 자원 다변화를 모색해왔다. 실제로 오픈AI는 지난 1월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함께 미국 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Stargate)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앞으로 수십 년간 MS와 오픈AI가 다양한 방식으로 파트너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면서도 "오픈AI도 다른 파트너를 가질 수 있고, MS도 다른 파트너를 가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 양사 관계 변화를 시사했다.
이번 계약은 AI 기술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오픈AI와 구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오픈AI는 2022년 11월 챗GPT를 출시하며 AI 시장의 판도를 바꿨고 이는 구글의 검색 엔진 아성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이번 계약으로 오픈AI는 챗GPT 모델 고도화에 필요한 추가 컴퓨팅 능력을 구글로부터 확보하고 구글은 AI 열풍을 주도하는 핵심 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하게 됐다.
캐나다 투자은행 스코샤뱅크는 이날 투자자 노트에서 이번 계약을 "다소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구글 클라우드 부문의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번 계약은 양사가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연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또한 "우리는 이를 구글 클라우드 부문의 큰 승리로 보지만, 동시에 챗GPT가 구글 검색의 지배력을 점점 더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픈AI와 구글의 계약 소식이 전해진 이날 뉴욕 증시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1.34% 상승한 반면 MS 주가는 0.39% 하락 마감해 시장의 평가를 반영했다. 이번 협력은 AI 기술 발전의 막대한 비용과 자원 투입 현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향후 AI 산업의 경쟁 구도가 더욱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클라우드 플랫폼 간 경쟁 심화는 물론 AI 기술 개발 속도전 역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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