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 이후 상업화를 위한 전략으로 공동 마케팅(코프로모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령의 ‘카나브 시리즈’와 HK이노엔의 ‘케이캡’이 있는데 두 회사는 서로의 제품을 교차 마케팅하며 거래처와 영업망을 공유, 수익도 분배하는 방식으로 협력했다.
특히 만성질환 분야에서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에 강한 보령의 영업력을 활용해 HK이노엔은 지난해 의료파업과 의료대란 속에서도 실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이처럼 공동마케팅은 병의원 대상 영업력 확대와 시장 안착에 효과적인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출시 초기의 매출 안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국산 신약은 출시 지연이라는 현실적인 한계에 직면해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2월 품목허가를 받은 비보존제약의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는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파트너사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해 실제 시장 진입 시기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어나프라주 출시 일정이 6월 확정은 아니며 늦어도 3분기 중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트너사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장부환 비보존제약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오는 6월 어나프라주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파트너사 결정이 늦어지는 건 수수료 조건에 따른 수지타산 문제일 수 있다”면서 “약을 대신 판매하는 대가로 파트너사가 가져가는 수익이 중요한데 제약사가 어느 정도의 수수료를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산 신약은 허가 이후 출시와 영업이 동시에 이뤄져야 가치가 유지된다”며 “출시가 늦어질수록 경쟁력은 떨어지고 의료진과 환자 인식에서도 밀릴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처럼 국산 신약 산업이 고부가가치 치료제로 외연을 넓히며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지만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신약 개발을 넘어 상업화 전략과 조기 유통 채널 확보, 글로벌 파트너링까지 고려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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