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관계자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는 이날 '오는 28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 대한 의안 분석 보고서'를 내고 최근 홈플러스 사태를 일으킨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면 자산 매각과 현금배당을 통한 자금 회수, 투자 축소 등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글래스루이스는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보호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현 경영진 중심의 이사회 구조를 지지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고려아연 이사회가 제안한 정관 변경 안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고려아연이 이번 주총에서 제안한 정관 변경 안건은 △이사 수 상한 설정(19인 이하)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분리 선출 가능한 감사위원 수 설정 등이다.
특히 이사 수 상한 안건이 가결되는 것을 전제로 현 이사회가 추천한 이사 후보 3명과 영풍·MBK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을 적절한 비율로 찬성하고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투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고려아연은 19일에도 ISS가 고려아연이 제안한 모든 정관 변경의 건에 찬성 의견을 권고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ISS는 영풍·MBK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17명 중 4명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고려아연 측은 이를 두고 "ISS가 30명에 육박하는 비대한 이사회를 만들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영풍·MBK 측의 주장을 반대했다"며 "현 경영진과 이사회 체제에서 견제와 균형을 제고하는 방향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는 현재 영풍·MBK 연합 지분율이 40.97%, 최윤범 회장과 그의 우호 지분율 합산이 약 34%대로 영풍 측이 좀 더 유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하지만 최 회장측은 최근 자회사이자 주식회사인 썬메탈코퍼레이션(SMC)에 영풍 측 지분 10.3%를 현물 배당했으며 이로 인해 '상호주 의결권 제한' 성립 요건에 해당돼 영풍측 의결권 25.42%가 제한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번 주총에서는 최 회장 측 주도로 도입된 집중투표제로 인해 소수주주의 선택에 따라 일부 변수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의 권고대로 현 경영진 체제 속에서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최근 홈플러스 사태처럼 영풍·MBK 측이 이사회를 장악하면 고려아연의 경쟁력이 훼손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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