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의 전유물로 불리는 건강보험 상품에 보험사들이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다. 생보사들의 주력 먹거리였던 종신보험 인기가 저출생 현상으로 보험료 장기 납입 및 원금 회수가 불가능하단 단점에 따라 사그라지면서다.
건강보험은 암보험, 어린이보험 등과 함께 대표적인 제3보험에 해당된다.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재해로 인해 상해를 당했을 때, 질병·상해 때문에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하는 보험을 제3보험이라 부른다. 생명·손해보험의 성격을 다 갖고 있기 때문에 하나로 나누기 어려워 따로 분류한 것이다.
지난 2023년부터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 안에서의 건강보험은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 상품에 속한다. IFRS17은 부채 평가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보험사 입장에선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 상품보단 보장성 상품 판매를 늘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건강보험의 보장 다양화뿐 아니라,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연령층을 더 확대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삼성화재는 5~15세 저연령 고객 대상의 건강보험 신상품인 '마이스타 0515'를 내놨다. 보험 기간은 90세 또는 100세 만기형 중 선택할 수 있다. 중대 질병 진단·치료, 상해·질병 간병인 입원일당 등 주요 보장과 독감 입원일당 등 자녀 고객에게 필요한 보장도 가능하다.
특히 고객의 건강에 따라 다른 보험료를 적용받는 게 특징이다. 6년 이상 입원·수술이 없는 경우 보험료가 할인되며, 10년까지 보험료 할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험 가입 이후에도 계약 전환 조건을 충족한다면 무사고 기간에 따라 더 낮은 보험료로 전환이 가능하다.
KB손해보험은 경증부터 중증 유병자까지 가입 가능한 '3.N.5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 플러스'를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엔 고객의 건강 상태가 개선될 경우 동일한 보장을 더 낮은 보험료로 갱신할 수 있는 '무사고 계약전환제도'가 도입됐다. 일정 기간(1년) 입원과 수술 기록이 없는 고객은 매년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한화생명은 새해 들어 기존에 주로 보장되던 뇌혈관질환과 허혈성심장질환뿐 아니라 심부전, 대동맥박리 등 중증의 심장 및 혈관 질환까지 보장범위를 넓힌 '한화생명 뇌심H건강보험'을 출시했다.
가입나이는 15~80세로 △에크모 치료 △욕창진단 △간병인지원금 등 다양한 특약을 통해 뇌·심장질환의 진단/수술/치료/간병/재활 등 전 과정을 합리적인 보험료로 보장받을 수 있게 했다.
DB생명은 지난달 초 업계 최초로 주요 7대 질병을 모두 보장하면서 보장받는 횟수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무)실속N 7대 질병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한 개의 특약으로 7대 질병 중 진단 순서와 상관없이 먼저 발생한 순서대로 보장해 보장 범위는 넓으면서도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계 간 건전한 경쟁으로 상품의 경쟁력은 강화하면서 합리적인 보험료를 구축하고 있다"며 "고객의 상품 선택권을 비롯한 혜택 폭은 점차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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