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 추진을 둘러싸고 실리콘밸리의 대표 인물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도 반대 의견을 공식화하며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냈다. 두 거물은 과거 적대적 관계로 알려졌으나 이번 사안에서 공동전선을 구축해 주목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게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막아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오픈AI는 비영리 단체 지위를 이용해 수십억 달러를 모금했다"며 "이제는 그 위상을 바꿔 투자금을 사적 이익에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저커버그는 이러한 변화가 실리콘밸리의 생태계에 부정적인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비영리 투자자가 영리 투자자처럼 이익을 누리면서 세금 혜택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며 이를 "공정하지 못한 구조"로 지적했다. 그는 오픈AI가 영리로 전환될 경우 많은 스타트업이 불공정한 경쟁 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둘러싼 논란은 테크업계의 AI 기술 경쟁과도 맞물려 있다. 챗GPT를 앞세워 AI 시장을 선도하는 오픈AI가 영리 기업으로 변모하면 이는 경쟁사들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론 머스크 역시 이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 그는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이 비영리 단체 운영을 약속하고도 이를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투자자들과의 계약 위반을 이유로 들며 전환 절차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AI 경쟁 및 개인적 갈등으로 설전을 벌였던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이번 사안에서 협력하는 모습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두 사람은 온라인 설전을 넘어 격투기 대결까지 예고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나 오픈AI의 움직임이 공공의 이익을 저해한다고 판단, 공동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머스크의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지난 13일 회사는 공식 성명을 통해 "머스크는 2017년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직접 제안했고 이후 이를 실행에 옮겼다"고 밝혔다. 이는 머스크가 주장하는 '비영리 원칙 위반' 논리에 반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오픈AI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당국과 영리 법인 전환과 관련한 초기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기술 발전과 자금 조달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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