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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자취 감췄다 재등장한 EREV…전기차 캐즘 대응 방안 될 수 있을까

임효진 기자 2024-09-11 16:40:09

현대차, EREV로 미국과 중국 시장 겨냥

중국 EREV 시장 가파른 성장세 보이며

미국과 함께 EREV 판매 시장으로 떠올라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이코노믹데일리] 자동차업계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대응 방안으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EREV는 기본적으로 전기차처럼 전기 모터로 구동되지만, 배터리가 방전될 때 내연기관 엔진을 사용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방식의 전기차를 말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8일 '2024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EREV 개발을 공식화하며 전기차 캐즘을 버텨내고 전기차 대중화의 연착륙을 지원하기 위한 동력으로 제시했다. 오는 2026년 말부터 북미와 중국에서 양산하기 시작해 2027년부터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륜 통합 모터 1개와 후륜용 모터 1개 등 총 2개 모터로 구성되는 독자적 EREV를 개발하고 있다”며 “원가 비중이 높은 배터리 용량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REV가 세계 시장에 나온 지는 10년 가까이 됐다. 2010년 초 GM, BMW 등이 EREV 모델을 시장에 출시한 바 있으나 한국 시장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전동화 자동차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정부가 전기차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한국과 달리 최근 미국과 중국 등 시장에서는 EREV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에선 EREV가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전기차 중 하나가 됐다. 중국 대륙 안에서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현실적인 전기차라는 점이 인기의 요인이 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중국에서 EREV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전문 제조업체인 리오토의 경우 2018년 처음 선보인 EREV 모델 ‘리원’을 시작으로 ER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연달아 출시했다. 지난해 중국에서만 EREV 38만대를 판매했다.

2021년부터는 EREV가 전기차 캐즘 시대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EREV 개발에 뛰어들었다. 일본 닛산은 2021년 EREV 방식 2세대 e-파워 기술을 공개한 바 있고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업체도 EREV 개발에 이어 출시에 나섰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가 EREV 판매처로 미국과 중국 시장을 선택한 전략은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EREV는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차량이 아니어서 현대차 정도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데다 시장에 따라 인센티브나 소비자 성향 등을 보고 차종을 투입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며 “생산 기술이 좋아져 예전에 비해 가격도 많이 떨어져 가격 경쟁력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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