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0일 발행한 '중국 전기차 혁신 전략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R&D 투자 규모를 역대급으로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비야디의 R&D 투자액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한 395억7000만 위안(약 7조5000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비야디는 강점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반의 배터리 탑재 기술을 꾸준히 업그레이드 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체 개발한 배터리인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한 자동차를 출시하기도 했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모듈이라는 중간 과정을 없애고 배터리 셀을 팩에 바로 담는 방식으로 기존 LFP 배터리의 단점인 에너지 밀도를 보완해 전기차 주행 거리 성능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전기차 수출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고 보고서는 해석했다. 2020년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수출은 7만대에 불과했으나 2023년 120만3000대까지 증가했다. 이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국가들이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높였는데도 이룬 성과다.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중국 업체는 비야디뿐이 아니다. 전기차 시장에서 정보기술(IT) 기업도 자동차에 뛰어들며 R&D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2021년 3월 전기차 개발에 착수해 R&D에만 100억 위안(약 1조8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올해 3월 첫 전기차 SU7을 출시했다.
이에 따라 세계 3위 자동차 기업 현대차그룹과 중국 자동차업계의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거나 오히려 역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R&D 투자액은 비야디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22년 3조5000억원, 지난해 4조1391억원을 R&D에 투자했으며 올해 4조6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미 비야디 대중 모델은 현대·기아차가 못 따라가는 수준으로 품질과 가격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경쟁력을 높이는 R&D에 천문학적 금액을 쏟아 부으면서 고급 모델까지 진출하면 현대차그룹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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