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주요 원자재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 2분기 나프타 가격은 배럴 당 687달러(약 91만3000원)로 지난해 동기 597달러(약 9만3400원)보다 90달러(15.9%) 올랐다. 반면 에틸렌 가격은 같은 기간 배럴 당 873달러(약 116만200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844달러(약 112만1700원) 대비 29달러(3.4%) 오르는 것에 그쳤다.
석화업계는 정유사로부터 나프타를 받아와 에틸렌으로 가공해 판매하며 수익을 남긴다. 나프타 가격에 비해 에틸렌 가격이 조금 올랐다는 의미는 석화업계의 마진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국내 양대 석화업체 모두 실적 부진을 겪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롯데케미칼은 강도 높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분기 롯데케미칼은 매출 5조2480억원과 영업손실 1112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적자 기록과 함께 3분기 누적 기준 2464억원의 손실을 봤다. LG화학도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지만, 결과적으로는 405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적자는 면했다.
두 회사의 실적 차이는 사업 구조에서 왔다. 지난 2분기 기준으로 롯데케미칼의 매출 중 기초소재 사업 비중은 68.7%다. 기초소재는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등 여러 소재에 쓰일 수 있는 '범용소재(코모디티)'를 말한다.
반면 LG화학은 석화 소재 전체 매출 중 코모디티에 해당하는 NCC 비율이 29%에 불과했다. NCC는 나프타를 분해해 코모디티 제품을 추출하는 공정을 말한다. 나머지 매출은 고부가 합성수지(ABS),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등 스페셜티가 차지했다.
스페셜티는 코모디티를 기반으로 만들기 때문에 시황이 악화돼 제품 단가가 저렴해질수록 경쟁력이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 스페셜티의 수익성이 코모디티와 반대로 움직여 전체적인 수익성을 개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도 코모디티에 편중된 사업 구조에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당장 사업을 전환하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다. 석화 업종의 특성상 대규모 투자와 장기간 기술·개발이 필요한데, 지난 2분기 기준 롯데케미칼의 부채 비율은 75.3%(15조3388억원)에 달했다. 추가 자금 확보와 투자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업계에선 시장을 지켜보겠지만 당장 회복세가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중국발(發) 과잉 공급 물량이 해소되지 않았고 세계 경기도 불확실성이 높다"며 "단기간에 뚜렷한 반등 신호가 나오길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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