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증권 시장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증권사들이 최근 인력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후 증권사 차액결재거래(CFD) 시장이 침체한 데 이어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등 국내 주식 시장 규제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23개 외국계 증권사 임직원 수는 1364명으로 전년동기(1400명)에 비해 3% 감소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크레디트스위스증권 한국지점은 임직원이 94명에서 53명으로줄어 약 44%가 빠져나갔다. 골드만삭스증권은 임직원을 101명에서 91명으로 약10% 축소했으며 모건스탠리증권 5.9%(101명→96명),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5.8%(120명→113명)로 인력이 감축된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증시의 규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4월 24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8개 종목이 SG증권 창구를 통해 장 초반 매물이 급격하게 시장에 나와 돌면서 하한가로 직행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른바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다. 이는 라덕연 전 H투자 자문대표가 CFD를 악용한 통정거래 방식으로 수년간 주가조작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다 반대 매매가 나오면서 드러난 사건이다.
통정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사전에 가격을 정해놓고 일정시간에 주식을 서로 매매하는 거래방식으로, 당사자간 담합에 의해 주식시세를 조작해 시장을 혼란시키고 부당이득을 취한다는 점에서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후 금융당국은 주식 등 실제 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기초 자산의 진입가격과 청산가격 간 차액만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인 'CFD'에 대한 규제 문턱을 높였다. 이에 다수 증권사들은 CFD 거래 제공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 규모도 예전보다 작아지는 등 이전 만큼 수익을 내기 어렵고 이는 장기적으로 건전한 금융 시장 발전에 좋지 않다"고 했다.
거래 요건 강화뿐만이 아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6일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고 전산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불법 공매도로 인해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본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조치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 외국계 금융기관을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경쟁을 촉진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막는 분위기"라며 "해외 금융회사에 대한 시장 참여 기회나 규칙 적용을 동등하게 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한 자본시장 연구위원은 "한국 시장에서의 전반적인 규제 불확실성은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축소하게 하는 원인"이라며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기존 규제를 완화해 외국계 금융사들을 한국 시장에 진출하도록 촉진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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