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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투세 폐지·ISA 개정 무산시킨 국회…尹정부 금융정책 '빨간불'

김광미 기자 2024-05-30 06:00:00

소득세법·조세특례제한법 임기 만료로 폐기

여야 재입법 추진한다지만 9월 돼야 논의될 듯

제21대 국회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임기 마지막으로 본회의를 개최해 안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제22대 국회가 30일 임기를 시작했다. 제21대 국회에서 논의됐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 확대 등 금융 정책 법안들은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2대 국회에서도 여소야대 정치 지형이 심화되면서 윤석열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 온 금융 정책들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 발의 법안 건수는 총 2만6851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상임위원회 등에 계류돼 미처리된 법안은 1만6718건으로 62.26%를 차지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법안은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금투세 도입을 철회하고 기존 양도소득세 체계를 유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한 소득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국내 상장주식 소득은 5000만원, 기타는 250만원 공제하며 그 이상 시 20% 세율이 적용된다. 

금투세는 지난해 시행될 계획이었으나 여야가 2년 유예하기로 합의하면서 내년부터 시행된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존폐 논란이 시작됐다. 국민의힘이 이후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지만 해당 법안은 소관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 정치권은 금투세 시행을 막아야 한다"며 "(차기 국회는) 1호 법안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숙의의 테이블에 금투세 폐지도 함께 올려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했다. 

반면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5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 당은 예정대로 2025년부터 금투세가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 폐지에 '부자감세'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금투세 폐지는 더욱 요원해졌다. 

또 금융권의 주목을 받았던 ISA 세제 혜택 확대 법안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21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월 ISA 납입 한도와 비과세 한도를 확대한다는 내용을 대표 발의했다.

ISA 납부 한도를 연간 2000만원(총 1억원)에서 4000만원(총 2억원)까지 늘리고, 비과세 한도도 연간 200만원(서민·농어민 400만원)에서 500만원(서민·농어민 1000만원)으로 상향하겠다는 것이다. 

여야 모두 ISA 시장 확대에 입을 모았지만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ISA 비과세 한도를 500만원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비과세 한도를 무제한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소관위 심사에서 진전되지 못해 자동 폐기됐다.

여야는 통과되지 못한 법안을 22대 국회에서 재입법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원 구성 협상 등 일정을 고려할 때 이르면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에나 해당 정책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금투세 폐지의 경우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인데 야당의 동의를 받지 않고는 추진하기 불가능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2대 국회가 이제 시작했기 때문에 당장 변화할 리스크는 적어 보인다"며 "내년부터 금투세가 시행되기 때문에 향후 정치권 흐름에 맞춰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30일 출범한 22대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175석, 국민의힘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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