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부터 개정된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이 시행된다. 그러나 건설업계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치솟는 공사비와 고금리 등으로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 데다 시공사 선정도 쉽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얻게 되는 조합원 이익에서 공사비와 집값 상승분을 뺀 나머지의 1인당 평균 금액 중 기준을 초과한 금액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개정안에 따르면 부담금이 면제되는 초과이익 기준은 기존 3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늘어난다. 부담금 부과율이 달라지는 구간은 기존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높아진다.
또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에게는 부담금의 최대 70%를 감경해주고, 60세 이상 고령자는 납부를 유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각 지방자치단체는 오는 27일부터 약 5개월간 준공된 재건축 단지의 부담금을 산출해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재건축 부담금이 완화되더라도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대부분 재건축 단지가 크게 오른 공사비로 사업성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주거환경연구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재건축·재개발 평균 공사비는 3.3㎡당 687만5000원으로, 2020년(480만3000원)에 비해 43.1% 급증했다.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분담금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서울 금천구 남서울럭키아파트는 조합원에게 가구당 최대 8억8000만원의 추정 분담금을 내야 한다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재건축을 위해 조합원 한 명당 수억원을 내야 할 판”이라며 “초과이익을 논하는 게 무의미한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재건축 사업도 재개발과 형평성을 맞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재개발 사업도 정비 후 이윤이 발생하지만, 부담금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을 매각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건축 후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예상되는 이익금을 산출해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중복 과세’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관련 규제를 추가로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본래 재건축을 억제하려 만든 제도이므로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책 방향과는 맞지 않는다”며 “제도 폐지를 포함해 추가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2대 총선에서도 여당을 중심으로 재건축 부담금 폐지 공약이 나타나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경기 성남 분당을)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 북에 "재건축을 통해 주택의 가치가 상승하고 이를 양도하게 되면 고율의 양도소득세를 내도록 되어 있다"면서 "팔지 않고 가지고만 있어도 재산세,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왜 재건축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또다시 부담금을 내야 하느냐"며 "재건축 부담금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심재철 후보(안양 동안을)도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부동산 가격은 정부정책과 수요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가격의 안정성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지, 재건축이 가격상승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재건축 부담금은 주민 부담만을 가중하면서, 주택 공급도 원활치 못하게 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드시 폐지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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