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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MZ 모셔라"…은행권 보수적 이미지 탈피 '맞춤' 마케팅戰

지다혜 기자 2024-03-19 05:00:00

"신뢰 중요…좋은 이미지 가진 모델 선호"

최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 만 34세 이하 청년층이 내 집 마련을 위해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 관련 안내문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자)가 금융사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르면서 은행권이 이미지 변신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의 딱딱하고 보수적인 색깔을 탈피해 MZ세대 맞춤형 마케팅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각 사 유튜브 채널에서 웹드라마·예능 등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광고모델로 아이돌·배우 등을 선정해 홍보에 나서는 게 대표적이다.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젊은 층을 위한 금융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MZ세대는 전체 인구 34.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오는 2030년에는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연령인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약 60%까지 차지하면서 경제활동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이 향후 주요 고객인 MZ세대를 확보하려는 전략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광고모델 기용이다.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아이돌이나 배우로 친근하게 다가서고, 동시에 상당한 광고효과까지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021년 걸그룹 에스파를 모바일플랫폼 '리브(Liiv)'의 대표 모델로 발탁해 최근까지 함께 했다. 신한은행은 걸그룹 뉴진스를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뉴 쏠(NEW SOL)'의 모델로 내세운 뒤 최근 '슈퍼 쏠(SOL)' 광고까지 맡겼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부터 가수 아이유와 함께 하면서 최근엔 우리은행의 자산관리 브랜드인 '투체어스(Two Chairs)' 모델로 배우 김희애를 발탁했다. 전 연령대를 포용하는 친숙함으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기존 광고 모델인 축구선수 손흥민에 이어 가수 임영웅을 모델로 내세웠는데 지난달 금융지주 브랜드평판에서 하나금융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NH농협은행은 NH농협카드와 함께 남녀 공동 모델로는 처음으로 배우 강하늘·한소희를 발탁했다.

이에 따른 광고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아이유를 광고 모델로 앞세운 마케팅이 주효하면서 우리은행의 모바일 앱인 '우리WON뱅킹'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2021년 말 564만명에서 2022년 말 732만명으로 1년 만에 200만명 가까이 급증했다.

하나은행의 임영웅 효과도 금방 나타났다. 임영웅이 출연한 광고 영상은 공개 2주 만에 800만 조회수를 돌파한 데다 팬들의 상품 문의·가입이 폭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임영웅의 주요 팬층인 중·장년의 수요까지 잡으면서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업의 경우 신뢰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인지도뿐만 아니라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모델을 기용하는 것에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튜브 채널에 다소 어려운 금융정보 위주의 내용을 선보이던 은행들은 보기 쉽고 재밌는 웹드라마나 예능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역시나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다.

특히 지난해 KB국민은행에서 선보인 웹드라마 '광야로 걸어가'는 콘텐츠 중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모델이었던 걸그룹 에스파의 세계관을 차용해 본편과 번외편까지 총 7개의 영상이 모두 조회수 150만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MZ세대를 위한 금융상품도 봇물처럼 쏟아진다. 기성세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낮은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위한 상품으로 구성됐고, 금리도 높은 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년층의 목돈 마련을 위한 자산형성 상품 위주로 출시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청년들의 자립을 돕고 (금융상품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신한은행은 지난달 민생금융 지원방안의 하나로 '청년 처음적금'을 내놨다.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 고객이 대상으로, 기본금리(연 3.5%)에 연 3.0%포인트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6.5% 금리를 제공한다. 만기 1년에 월 최대 입금액은 30만원이다.

하나은행의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은 청년들에게 특별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만 35세 이하 대상으로 연 1.30%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대 연 5.85%의 이자를 지급한다. 만기는 1년이고 분기별 15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다.

NH농협은행은 만 19~34세 청년 대상으로 최고 연 4.6% 이자를 제공하는 'NH1934월복리적금'을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은 청년 자립 사회공헌상품인 'KB 청년도약 금융상품 패키지(KB청년도약 계좌·KB청년도약 공익신탁·KB청년도약 LTE요금제)'를 내놨다. KB청년도약 계좌는 기본 금리 연 4.0%에 조건 충족 시 최대 연 6.0% 금리를 적용한다.

우리은행도 국토교통부,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함께 청년층 내집 마련과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최고 금리 4.5%의 '청년주택 드림 청약통장'을 선보였다.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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