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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흑자 전환 롯데손보, 매각 물살…선결 과제는 높은 몸값

지다혜 기자 2023-11-23 16:38:12

업계 "실적과 경영권 프리미엄 감안, 높은 수준"

서울 중구 소재 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 [사진=롯데손보]
[이코노믹데일리] 매각 본격화에 나선 롯데손해보험이 올해 3분기 실적 흑자 전환으로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시가보다 과도하게 몸값이 높아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어 매각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올 3분기 2629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보험영업이익은 45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3억원(249.3%) 증가했다. 장기·일반·자동차보험 등 전체 손해율을 합산한 3분기 누적 전사손해율은 81.6%로 전년 대비 3.4%포인트 개선됐다.

롯데손보는 3분기 경영 실적에 대해 "금융감독원의 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전면 적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런 호실적에 힘입어 롯데손보는 글로벌 IB(투자은행)인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JP모건은 지난 2019년 신한금융그룹의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 인수, 2020년 KB금융그룹의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인수를 성사시켜 매각 주관사로 일가견이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롯데손보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전량(77%)이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3734억원을 투자해 롯데손보 지분 53.49%를 인수했다. 이어 같은 해 약 3562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77.04%로 올렸다. 현재 투입된 자금은 총 7300억원이다.

매각 추정가는 2조7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가량으로 알려졌다. 이 매각가로 롯데손보의 매각이 진행될 경우 약 2조원에 가까운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손보의 시가총액 대비 몸값이 과도해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예상 매각가 2조7000억~3조원은 실적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자본금이 충분한 금융그룹이 원매자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아직 매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힌 곳은 없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8월 열린 한 행사에서 비은행 금융사 인수 계획에 대한 질문에 "증권사 인수는 계속 추진하겠지만 보험사 인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지난 9월 영국에서 진행된 투자자 행사에서 "현재 매물로 나온 보험사 가격이 너무 높다"며 "또 회계제도 변경으로 증가한 이익을 곧바로 인정하기 어렵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최근 MG손보, ABL생명, KDB생명 등의 매각도 잇따라 실패로 돌아가면서 국내 보험사의 매각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롯데손보의 매각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실적 개선으로 영업력 강화 등의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높은 매각가 부담으로 연내 매각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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