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6개 경제단체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정위 고발지침 개정안 행정예고에 대한 의견'을 공정위에 제출했다.
이들은 공정위가 지난달 19일 행정예고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행위의 고발에 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침(고발지침)' 개정안과 관련해 "고발 대상과 사유를 확대한 개정안은 상위법에 위배되고 전속고발권 취지에도 반한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공정위 고발지침 개정안은 기업이 이른바 사익편취 행위를 했을 때 해당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돼 법인을 고발하면 그에 관여한 특수관계인도 원칙적으로 고발하도록 규정했다. 기업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 일가가 이득을 취했다고 공정위가 판단하면 법인뿐 아니라 총수(특수관계인)까지 고발한다는 것이다.
행정예고 당시 공정위는 "사익편취 행위를 한 사업자(법인)를 고발하더라도 공정위의 임의 조사만으로는 특수관계인의 관여 정도를 명백히 입증하기 곤란해 특수관계인을 고발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특수관계인의 관여 정도를 명백히 밝히도록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6개 경제단체는 "공정거래법은 특수관계인이 사업자에게 사익편취를 지시하거나 그에 관여해야 하고 그 위반 정도가 명백하고 중대해 경쟁 질서를 현저히 해치는 것이 인정돼야 한다고 규정한다"면서 "고발지침 개정안은 법 위반 정도가 명백하거나 중대하지 않더라도 원칙적으로 고발하도록 해 상위법(공정거래법)과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고발 원칙이 적용되는 대상은 아니지만, 공정위가 총수를 고발할 수 있는 사유로 △생명·건강 등 안전에 현저한 영향을 끼친 경우 △사회적 파급 효과가 현저한 경우 △국가 재정에 현저한 영향을 끼친 경우 △중소기업에 현저한 피해를 준 경우 등을 명시한 내용도 문제 삼았다. 고발 요건이 추상적이고 여론에 따른 고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의견 제출 기한은 오는 8일까지로 공정위는 의견 수렴 후 전원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쳐 개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앞서 "중대한 사익편취 행위에 특수관계인이 관여했다면 그 정도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개정안은) 고발 사유를 구체적으로 열거해 고발 권한을 객관적으로 행사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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