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조는 지난 1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내고 파업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노사 갈등에 따른 임단협 교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과 주식 10주를 포함한 580만원의 특별 성과급을 요구 중인데, 사측은 실적악화로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노사 간 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 속에서 최근 미국 상무부가 한국의 저렴한 전기요금이 사실상 국내 주요 철강사에 보조금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에게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업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관보를 통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자국에 수출하는 후판에 1.1%의 상계관세를 부과한다는 최종 판정을 내렸다. 전기로 도입이 늦어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 포스코의 일부 제품에 대해 현재 조사 중이다. 포스코의 후판 제품에 대한 상계관세는 오는 12월 발표될 예정이며, 도금 제품의 결과는 11월 중 나올 예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메가와트시(Mwh)당 95.6 달러로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15.5 달러)보다 약 20 달러 낮은 수준이다. 최근 2년간 국제유가 상승에도 한국전의 전기요금 인상폭은 다른 국가 대비 낮은 수준이었으며 이는 한전이 지난해 32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유가 됐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미국 국제무역법원에 부당한 관세 부과에 대해 항소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對)미 수출량과 상계관세가 크지 않아 이번 결정에 따른 영향이 직접적으로 와 닿진 않을 전망이다. 현대제철이 미국에 수출하는 후판은 4만톤(t) 규모로 전체 생산량(200만t)의 2% 수준이다.
하지만 미 상무부가 후판을 시작으로 다른 철강제품에 대해서도 상계관세 부과를 검토할 수 있으며 주요국들의 보호무역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어 미국의 이번 결정이 유럽 등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탄소세로 꼽히는 EU의 CBAM도 국내 철강사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오는 2026년 1월부터는 탄소 함유량 기준치가 초과될 경우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연계해 t당 10∼50 유로의 가격이 추가로 부과된다. CBAM에 따라 탄소세가 본격적으로 부과되면 제품을 생산하는데 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철강업계의 부담은 더 가중될 조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CBAM 대상 품목 6개(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가운데 철강이 수출 비중 93.6%를 차지하고 있어 유럽 탄소세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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