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디지털 문화 가속화에 따른 사이버테러 우려가 커지는 반면, 이와 관련한 보험 상품 개발 속도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 보험업계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시장 성장성과 확장성도 부진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24일 보험연구원의 국내 보험사 수입보험료 성장률 분석 결과, 생명보험사는 1980년대 34.7%였던 수치가 2010년대 들어 3.5%로 감소했다. 손해보험사는 원수보험료 성장률이 같은 기간 21.1%에서 6.2%로 떨어졌다.
전체 가구당 보험 가입률도 100%에 근접하면서 국내 보험산업 성장성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험사가 기존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반한 위험 보장과 관리에만 머무를 경우 향후 신규 수요 창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특히 정보기술의 고도화와 코로나19로 탄력받은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는 사이버사고 및 사이버공격 등의 발생 빈도와 피해 규모를 증가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 목숨이나 기업활동 중단, 자산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사이버사고 등에 대한 보장의 필요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내 사이버보험 규모는 2021년 기준 400억원으로 저조한 수준에 그쳤다. 보험 인지도가 낮은 점을 비롯 가입 유인의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앞서 2021년 정부는 개인정보 손해보상책임보험 의무가입을 강화했지만 보험료 부담이나 보장범위의 제약 등으로 결국 한계점에 부딪혔다.
해외 사례들을 살펴보면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Allianz)는 중소기업에 인공지능(AI) 기반 사이버공격 모니터링을 제공하는 인슈어테크에 투자하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스위스 보험사 처브(Chubb)는 시나리오 기반 위험측정모형을 제공하는 보안업체와의 협력으로 사이버보험 인수 능력을 확보했다.
이밖에 미국 정부의 경우 지난해 9월 연방정부가 주요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공격위험을 보험사와 공동 부담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의 단독적인 상품 개발과 제공보다는 인슈어테크회사 및 사이버보안업체와의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와의 위험 공동부담 등 민·관의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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