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으로 재도약에 나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수장으로 맞았다. 추대로 직을 맡은 류 회장은 정경유착으로 얼룩진 과거를 청산하고 한국 경제가 글로벌 무대에서 활로는 찾는 데 힘쓰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류 회장은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경련 임시총회를 통해 회장에 공식 취임했다.
류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부끄러운 과거와 완전히 결별하고 과감하게 변화하지 못한다면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며 한국 경제가 도약하는 길을 열고 국민과 함께하는 동반자, 신뢰받는 중추 경제단체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류 회장은 내부 준법 감시·통제 기구로 윤리위원회(윤리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5명으로 이뤄질 윤리위는 전경련을 좌초 위기로 몰아넣은 정경유착을 방지하는 일을 한다.
윤리위 설치와 관련해 류 회장은 "위원으로 모실 만한 분을 찾아 '다시는 이런 일(2016년 국정농단 사태)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득하려 한다"며 "전경련 부회장을 20여년 간 맡으며 과거 잘못을 어떻게 막을지 고민했고 누가 보더라도 잘 됐구나 생각하도록 윤리위를 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정농단 사태 당시 문제가 된 전경련이 주도하는 기업의 기금 출연에 대해 류 회장은 "일정 금액 이상 큰 기금은 윤리위에서 동참 여부를 논의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전경련은 윤리위의 세부 운영 방안은 회장단 회의 등을 거쳐 정한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일본 정·관계에 폭넓은 인맥을 보유한 류 회장은 이러한 강점을 십분 활용해 한·미·일 재계를 잇는 가교가 되겠다는 뜻도 보였다. 류 회장은 "회원사가 400개쯤 있는데 (이들이) 미국이나 일본 쪽 회사와 만나고 싶어도 연락이 닿지 않을 때가 있다"며 "회원사와 미·일 기업 간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류 회장은 글로벌 싱크탱크로서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가 제시한 모델은 미국 전략국제연구소(CSIS)에 가까운 형태로 CSIS는 외교·안보·경제·사회 분야를 아울러 미국에서 브루킹스연구소, 헤리티지재단과 함께 3대 싱크탱크로 불린다. 류 회장은 2020년 말부터 CSIS 이사회에서 이사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류 회장은 "외부로부터 정보나 자료를 많이 가져와 국내에 있는 일반적인 연구소가 내지 못하는 보고서나 아이디어를 제공하려고 한다"며 "연구 인력을 당장 늘리기보다는 자료의 질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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