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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헐값' 된 실리콘, IT·친환경 바람 타고 '첨단산업의 쌀' 등극 예고

성상영 기자 2023-08-17 17:54:29

반도체·태양광 웨이퍼에 쓰이는 실리콘

한때 ㎏당 40달러 찍었다 7달러로 '급락'

활용 범위 넓어지며 '귀한 몸' 될지 관심

실리콘을 원료로 사용한 반도체 웨이퍼 위에 칩이 생산된 모습[사진=SK하이닉스]

[이코노믹데일리] 반도체와 이차전지(배터리), 디스플레이, 태양광 등 첨단산업에서 실리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과거 시멘트와 철강, 에틸렌 등이 산업의 쌀로 불렸다면 정보기술(IT)과 친환경 에너지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실리콘이 '첨단산업의 쌀'로 불릴지 주목된다.

실리콘은 한때 가격이 치솟으며 전방 산업인 반도체·태양광 업계를 긴장시키기도 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탓에 수요가 줄어 현재는 수급에 별 영향이 없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점차 용도가 다양해지면서 급격한 가격 변동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한국수출입은행과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 등에 따르면 반도체·태양광 웨이퍼에 주로 쓰이는 폴리실리콘의 국제 가격은 이달 들어 ㎏당 8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7.8달러까지 떨어진 것과 견줘 강보합세이지만 ㎏당 40달러까지 오른 1년 전과 비교하면 5분의1에 불과하다.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향 안정된 원인은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에서 공급이 과잉됐기 때문이다. 올해 생산 능력을 기준으로 중국은 80%(약 94만톤)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6월 강제 노동과 인권 탄압을 이유로 중국 폴리실리콘 생산량의 40%를 담당하는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생산한 물품을 수입하지 못하게 하면서 그해 말까지 가격이 폭등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 역내로 수급이 묶이는 결과를 낳았고 같은 시기 대규모 설비 증설까지 이뤄지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수요 부족도 실리콘 가격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꼽힌다.

폴리실리콘은 실리콘 결정으로 이뤄진 화합물로 원자 배열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진다. 웨이퍼(실리콘 기판)는 폴리실리콘을 고온으로 녹인 잉곳을 얇게 썰어 만들어지는데 주로 태양광에는 다결정 실리콘이, 반도체에는 원자 배열이 일정한 단결정 실리콘이 쓰인다.

실리콘은 배터리 음극재로 활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는 추세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는 흑연이 주원료지만 에너지 저장 용량이 큰 실리콘산화물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와 SK, LG 등이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나선 상태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마이크로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하면서 주요 실리콘 수요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인치 미만 크기에 초고해상도를 구현해야 하는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특성상 반도체와 유사하게 웨이퍼에 OLED 소자를 입혀야 한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 OLED를 'OLEDoS(OLED on Silicon)'라고도 한다.

향후 실리콘 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조사 주체마다 다르지만 폴리실리콘 시장 규모는 올해 160억~180억 달러(약 21조~24조원)에서 오는 2030년 최대 300억 달러(4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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