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스페인에 짓기로 한 전지용 동박 생산 공장의 생산 능력이 기존 2만5000톤(t)에서 3만t으로 늘어난다. 스마트공장으로 건설되는 스페인 동박 공장은 유럽 이차전지(배터리) 소재와 태양광 발전 시장에서 허브 역할을 할 전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7일 이사회를 열고 투자 계획 변경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옛 일진머티리얼즈 시절 수립한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완공 시점은 내년에서 2025년으로 1년 늦춰진 대신 생산량이 늘어나고 투자 금액도 5000억원에서 5600억원으로 증가했다.
스페인 동박 공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하이엔드(최고성능) 동박이 생산될 예정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스페인 카탈루냐주(州) 몬로이치에 총 면적 44만400㎡ 부지를 조성한다. 이는 10만t에 이르는 하이엔드 동박 생산라인을 구축할 수 있는 크기로 회사 측은 올해 안에 터닦기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롯데그룹 일원이 되면서 회사 미래 비전과 핵심 성장 전략을 새롭게 반영한 결과"라며 "향후 단계별 추가 증설을 고려해 인프라 선행 투자와 함께 태양광 발전용 부지 약 50만㎡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카탈루냐는 지중해와 인접해 사계절 온화한 기후를 보인다. 연중 기온차가 적어 온도 변화에 민감한 하이엔드 동박을 생산하기에 최적 입지로 꼽힌다. 또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유럽연합(EU)이 요구하는 RE100 충족 여건을 갖췄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스페인 스마트공장은 기존 계획보다 늘어난 3만t 규모로 증설돼 유럽 고객사의 현지화 요구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하이엔드 동박 수요에 대응하는 핵심 거점으로 운영된다"면서 "유럽 배터리 고객사의 퍼스트 벤더(최우선 공급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 역시 경제성장 정책인 페르테(PERTE·경제 회복과 변혁을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에 따라 수백억원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패스트랙을 도입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현지 정부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동박 공장 건설로 수백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유럽 완성차·배터리 기업과 협업하거나 이들을 잠재적 고객사로 확보하며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주도하는 스페인 전기차 허브 프로젝트 F3에 참여했다. 이와 함께 현재 6만t 수준인 동박 생산량을 2028년까지 24만t으로 늘려 글로벌 하이엔드 동박 점유율 3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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