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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최태원 SK 회장, 확대경영회의서 "플랜 B·C·D 만들라"

성상영 기자 2023-06-16 14:33:04

'블랙스완' 출현 따른 기민한 대응 주문

"조직·자산 등 새 경영 체계 마련해야"

동생 최재원은 CEO에 '역할 강화' 언급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3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SK그룹]


[이코노믹데일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내외 변수에 대응할 시나리오를 강화하라고 경영진에 주문했다. 갈수록 악재와 호재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 나오는 만큼 단순히 '플랜 B'뿐 아니라 C, D 등 여러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6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15일) 열린 '2023 확대경영회의'에서 "과거 경영 방법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글로벌 전환기에 살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개최된 확대경영회의는 매년 SK그룹 계열사 경영진이 모여 전략을 점검·논의하는 자리다.

최 회장은 기조 연설을 통해 "미·중 경쟁과 이코노믹 다운턴(경기 하강), 블랙스완으로 부를 수 있는 위기 변수들은 물론 기회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시나리오 플래닝 경영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랙스완(검은 백조)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실제로 일어나 큰 파장을 일으켰을 때를 빗댄 표현이다.

최 회장은 경영 전략인 '파이낸셜 스토리'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향후 발생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에 맞춰 조직과 자산, 설비 투자, 운영 비용 등을 신속하고도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최 회장이 2021년 7월 발표한 개념으로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를 끌어낼 수 있는 목표로 성장한다는 뜻을 담았다.

최 회장은 이어 "기업을 둘러싼 국내외 경영 환경은 어느 날 갑자기 변하는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사인포스트(Signpost∙징후)가 나타나면서 서서히 변한다"며 "이같은 징후들이 나타날 때마다 즉각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도록 SK 구성원들이 충분히 훈련돼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러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 이외에 최 회장이 경영진에 주문한 내용은 '글로벌 전략 재점검'이다. 최 회장은 "글로벌 시장은 다양한 변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시장이 됐다"고 진단하며 "그룹 차원에서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각 시장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단일 시장에서 지역·세력별로 블록화(block化)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그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번 확대경영회의에는 최태원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SK온 대표이사)과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도 함께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파이낸셜 스토리와 관련해 "무엇보다 최고경영자(CEO)들이 조직의 빠른 의사 결정과 혁신을 주도하고 외부에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직접, 구체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계열사 CEO의 역할 강화를 역설했다.

최창원 부회장도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CEO는 사업에 대한 통찰은 물론 이에 기반을 둔 실행 리더십, 가치 지향적 인격 등을 갖춰 나가야 할 것"이라며 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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