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23일(현지시간) 2025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난 113억15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분기보다도 22% 증가한 수치며,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39억5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3배 뛰었고 주당순이익(EPS)도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D램과 HBM(고대역폭메모리)이다. D램 매출은 89억8000만달러로 전체 매출의 79%를 차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HBM 매출도 20억달러에 달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이 ASP(평균판매가격) 상승을 견인했고 데이터센터향 매출 비중은 56%에 달했다.
이 같은 업황 호조에 더해 미국 정부의 정책 환경도 마이크론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기업이 미국 내 생산분만큼만 무관세 혜택을 주는 새 관세 제도를 검토 중이다.
사실상 ‘수입하는 만큼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의무를 부과하는 셈이다. 이 경우 이미 미국 내 생산능력을 확대해온 마이크론과 글로벌파운드리, TSMC(애리조나 공장 보유) 등이 상대적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신규 투자를 더 확대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패키징 공장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생산이 본격화되지 않은 만큼 제도 시행 시 단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론은 이미 내년 HBM3E 공급 물량을 대부분 계약했고 HBM4에서도 고객사 협상을 진행 중이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AI 투자 가운데 상당 부분이 메모리에 투입될 것”이라며 “2026 회계연도에도 강력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내 생산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정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관세 관련해서는 확정된 내용이 아닌 것으로 알고있다”며 “품목 관세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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