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메르세데스-벤츠가 전용 전기차 EQ 시리즈에 유료 구독 형태의 출력 향상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모터트렌드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벤츠 북미 법인은 브랜드 전기차에 출력 등 가속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업그레이드를 이날부터 판매 개시한다.
브랜드 내 전기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적용할 수 있는 유료 업그레이드를 적용하면 최고출력은 80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초까지 줄일 수 있다. 비용은 차종마다 다르지만 월 60~90달러(약 8만~12만원), 연 600~900달러(약 80만원~120만원) 선이다.
벤츠는 "EQE 세단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5.3초에서 업그레이드를 적용하면 4.5초까지 줄어든다"며 "업그레이드 시 초보 운전자를 위한 주행 보조 기능, 주차 보조 기능, 내비게이션 강화 기능, 원격 시동 기능 등도 추가된다"고 밝혔다. 다만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를 늘리는 기능은 빠졌다.
이와 같은 유료 구독 모델은 전 세계 1위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가 도입한 것으로 벤츠의 소프트웨어 유료 판매는 기존 완성차 브랜드로서는 최초다. 앞서 BMW 등 일부 브랜드는 열선 시트 등 옵션을 유료 구독 서비스로 전환하려다 반발에 직면해 취소하기도 했다.
완성차 브랜드가 유료 구독 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전기차 시대 수익 확보를 위해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이 적어 지속적인 수익을 담보할 수 없다. 다만 전자 장비 등이 전기차 주요 부품으로 떠오른 만큼 벤츠가 도입한 출력 향상, 자율주행 기능 추가 등을 유료로 전환하는 일이 가능하게 됐다. 복수 해외 매체들도 "기존 내연기관차 트림 구분을 넘어 차량 성능을 결정하는 유료 서비스가 완성차 브랜드 수익 모델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벤츠 측은 "EQ 등 전동화 브랜드 판매 비중 확대에 따라 고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유연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향후 무선업데이트(OTA) 방식을 통한 업그레이드를 지속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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