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IRA 배터리 부품·광물 세부 지침을 공개했다. IRA에 따라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하거나 가공한 배터리 핵심 광물을 40% 이상 사용해야 한다. 올해는 40%지만 2027년에는 80%로 매년 10%포인트(P)씩 올라간다.
IRA 세부 지침이 공개되자 국내 업계는 일단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세부 지침에 따르면 미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추출한 광물이라도 FTA 체결국에서 가공해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면 FTA 체결국에서 생산한 것으로 판단한다.
업계는 당분간 중국, 인도네시아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한 광물도 기준만 충족한다면 세액공제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한국으로서는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다만 2025년부터 미국이 지정한 '우려 국가(중국, 북한, 이란, 러시아 등)'에서 핵심 광물을 조달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이외 국가로 수급처를 다변화해야 하는 배터리 3사는 대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일 중국 리튬화합물 제조업체 '야화(Yahua)'와 손잡고 아프리카 모로코 지역에서 수산화리튬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FTA를 체결한 모로코에서 리튬을 생산하면 IRA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온도 호주, 칠레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 기업과 협력하며 배터리 핵심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SK온은 호주 업체인 '글로벌 리튬'과 손을 잡았다. 호주는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이자 배터리 핵심 광물의 주요 생산국이다. 이어 11월에는 칠레 수산화리튬 생산 업체인 'SQM'과 리튬 장기 구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SK온은 같은 시기 중국 야화와도 수산화리튬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협약을 맺고 2025년까지 리튬 2~3만톤(t)가량을 받기로 했다.
삼성SDI는 아직까지 광물 조달과 관련해 이렇다 할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향후 북미·호주 등지에서 새로운 광물 수급처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