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연말·연초를 맞아 금융권에 불어닥친 감원 한파가 매섭지만 희망퇴직 행렬이 잇따르면서 예년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퇴직자 규모도 역대급인 데다 40대 초반 젊은 층 신청이 쇄도하는 것이 눈에 띈다. 퇴직자들은 "인생 2막 변곡점"이라 입을 모으고, 금융사는 자연스러운 인원 감축으로 군살 빼기에 제격이라며 '윈윈(win-win)'이라는 평을 내리고 있다.
◆실적 악화 따른 감축…퇴직자는 '3년여치 월급' 한번에
치솟는 금리 여파로 실적 악화 등 최악의 시즌을 보낸 증권가는 올해 유독 구조조정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21일 현재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증권사는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 중형 금융투자사들뿐만 아니라 KB증권 등 대형사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전사적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구조 개선을 목표로 바닥 치는 실적을 끌어올리려 진땀을 빼고 있다. 2년 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KB증권의 경우 작년 코로나19팬데믹 특수를 톡톡히 누렸으나 올해는 금리 인상 파장에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만 40세인 1982년생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이날까지 심사·집계작업을 펼치고 있다.
KB증권은 연령에 따라 월 급여의 최대 34개월분까지 차등 지급하고 5000만원 상당의 생활 및 전직 지원금을 제공한다. 앞서 다올증권을 포함한 복수의 증권사는 영업부서 통폐합, 법인 매각, 감원 등 각종 구조조정 방안을 실행했다.
은행권에서는 증권사보다 두둑한 퇴직 조건을 내걸고 있다. 파격적 혜택에 힘입어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은행을 포기하고 새 직장을 찾는 수요가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가장 먼저 퇴직자를 받은 곳은 농협은행이다.
일각에서 농협은행 상위 기관인 NH농협금융그룹 수장과 은행장 교체 시기를 고려해 일찌감치 희망퇴직을 받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접수 결과는 다음 주 나올 전망이다. 작년 427명이 희망퇴직한 농협은행은 올해 20~39개월 치 월평균 임금이 지급돼 500명 가량이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협은행은 "1982년생인 만 40세 직원 중 10년 이상 근무한 사원, 계장급 직원들도 퇴직 조건에 들었다"며 "정확한 통계는 내지 않았지만 40대 젊은 직원들은 대형 정보통신업체(빅테크) 또는 신생 금융기술업체(핀테크)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27일까지 신청을 받아 내년 1월 말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관리자급(부장, 지점장)은 1974년, 책임자(부부장)급은 1977년, 사원급은 1980년 이전 출생자가 대상이다. 최대 36개월 치 월급이 제공되며 최대 2800만원의 자녀 1인당 학자금, 3300만원 재취업 지원금, 300만원 여행상품권, 건강검진 이용권 등도 포함된다.
지난달 수장이 바뀐 Sh수협은행은 강신숙 행장 취임 후 첫 희망 퇴직자들을 받고 있다. 22일까지 신청을 받아 심사 후 최대 37개월 치 월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70년대 중후반 주축…은행 '기간제' 고용은 불가피
업계에서는 올해 희망퇴직자 중 1970년대생이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한다. 40대 중후반에 빠르면 지점장, 통상은 부지점장을 지내면서 몸값을 높였고 회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특별퇴직금도 최대 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희망퇴직을 준비 중인 시중은행 한 지점의 박모(47) 부지점장은 "입사 동기 중에 이미 많은 수가 퇴직해 인생 2막을 열었다"며 "(본인도) 승진 때마다 피 말리는 경쟁을 하는 것보다 수 억원의 특별금을 밑천으로 새 둥지를 틀고 싶었고, 대학원 수업과 전문가 컨설팅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은 비대면 영업 환경이 주를 이루며 오프라인 영업점이 빠르게 문을 닫는 상황에서 인건비 절감 차원의 희망퇴직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분석한다. 반면 인건비를 줄이는 맥락에서 정규직이 아닌 기간(계약직)제 고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특히 은행권에서 이런 형태 채용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소매금융 철수를 본격화한 씨티은행은 작년 말 3040명 정규직에서 올해 9월 기준 32% 수준인 985명을 줄였고, 동시에 기간제 직원은 700명 이상 급증했다. 업계 1위 국민은행도 올해 3분기까지 퇴직자를 포함한 1000여명 정규직이 나갔지만 같은 기간제 600여명이 편입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간제 고용인원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악조건의 경영 환경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그렇다고 이런 현상이 고용의 질을 악화했다고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13개 은행들은 올해 들어 9월까지 전체 고용인원의 3.3%에 해당하는 2859명이 줄었는데 이 중 정규직은 4409명이 감소했고, 기간제 직원은 1518명 늘었다. SC제일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에서 정규직을 줄이고 기간제 직원은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실적 악화 따른 감축…퇴직자는 '3년여치 월급' 한번에
치솟는 금리 여파로 실적 악화 등 최악의 시즌을 보낸 증권가는 올해 유독 구조조정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21일 현재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증권사는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 중형 금융투자사들뿐만 아니라 KB증권 등 대형사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전사적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구조 개선을 목표로 바닥 치는 실적을 끌어올리려 진땀을 빼고 있다. 2년 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KB증권의 경우 작년 코로나19팬데믹 특수를 톡톡히 누렸으나 올해는 금리 인상 파장에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만 40세인 1982년생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이날까지 심사·집계작업을 펼치고 있다.
KB증권은 연령에 따라 월 급여의 최대 34개월분까지 차등 지급하고 5000만원 상당의 생활 및 전직 지원금을 제공한다. 앞서 다올증권을 포함한 복수의 증권사는 영업부서 통폐합, 법인 매각, 감원 등 각종 구조조정 방안을 실행했다.
금투업계 대체적인 시각은 이번 구조조정 칼바람이 내년 1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각 사 노사 간 임금단체 협약 절차가 진행 중이고, 그 결과에 따라 내년 1분기 안에는 결과물이 도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증권사보다 두둑한 퇴직 조건을 내걸고 있다. 파격적 혜택에 힘입어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은행을 포기하고 새 직장을 찾는 수요가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가장 먼저 퇴직자를 받은 곳은 농협은행이다.
일각에서 농협은행 상위 기관인 NH농협금융그룹 수장과 은행장 교체 시기를 고려해 일찌감치 희망퇴직을 받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접수 결과는 다음 주 나올 전망이다. 작년 427명이 희망퇴직한 농협은행은 올해 20~39개월 치 월평균 임금이 지급돼 500명 가량이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협은행은 "1982년생인 만 40세 직원 중 10년 이상 근무한 사원, 계장급 직원들도 퇴직 조건에 들었다"며 "정확한 통계는 내지 않았지만 40대 젊은 직원들은 대형 정보통신업체(빅테크) 또는 신생 금융기술업체(핀테크)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27일까지 신청을 받아 내년 1월 말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관리자급(부장, 지점장)은 1974년, 책임자(부부장)급은 1977년, 사원급은 1980년 이전 출생자가 대상이다. 최대 36개월 치 월급이 제공되며 최대 2800만원의 자녀 1인당 학자금, 3300만원 재취업 지원금, 300만원 여행상품권, 건강검진 이용권 등도 포함된다.
지난달 수장이 바뀐 Sh수협은행은 강신숙 행장 취임 후 첫 희망 퇴직자들을 받고 있다. 22일까지 신청을 받아 심사 후 최대 37개월 치 월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70년대 중후반 주축…은행 '기간제' 고용은 불가피
업계에서는 올해 희망퇴직자 중 1970년대생이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한다. 40대 중후반에 빠르면 지점장, 통상은 부지점장을 지내면서 몸값을 높였고 회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특별퇴직금도 최대 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희망퇴직을 준비 중인 시중은행 한 지점의 박모(47) 부지점장은 "입사 동기 중에 이미 많은 수가 퇴직해 인생 2막을 열었다"며 "(본인도) 승진 때마다 피 말리는 경쟁을 하는 것보다 수 억원의 특별금을 밑천으로 새 둥지를 틀고 싶었고, 대학원 수업과 전문가 컨설팅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은 비대면 영업 환경이 주를 이루며 오프라인 영업점이 빠르게 문을 닫는 상황에서 인건비 절감 차원의 희망퇴직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분석한다. 반면 인건비를 줄이는 맥락에서 정규직이 아닌 기간(계약직)제 고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특히 은행권에서 이런 형태 채용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소매금융 철수를 본격화한 씨티은행은 작년 말 3040명 정규직에서 올해 9월 기준 32% 수준인 985명을 줄였고, 동시에 기간제 직원은 700명 이상 급증했다. 업계 1위 국민은행도 올해 3분기까지 퇴직자를 포함한 1000여명 정규직이 나갔지만 같은 기간제 600여명이 편입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간제 고용인원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악조건의 경영 환경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그렇다고 이런 현상이 고용의 질을 악화했다고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13개 은행들은 올해 들어 9월까지 전체 고용인원의 3.3%에 해당하는 2859명이 줄었는데 이 중 정규직은 4409명이 감소했고, 기간제 직원은 1518명 늘었다. SC제일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에서 정규직을 줄이고 기간제 직원은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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