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가 국내 시청 화질을 최대 720p(HD급)로 고정한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망 사용료법)과 관련한 조치가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이용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트위치는 이날 홈페이지에 "9월 30일부터 트랜스코드(화질 조정)가 제공되는 채널에서 한국 시청자의 원본 화질을 조정할 예정"이라며 "한국 내 동영상 화질은 최대 720p"라고 밝혔다.
트위치가 이같은 결정을 한 데엔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망 사용료 법과 관련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공 화질을 낮추면 플랫폼이 사용하는 데이터 양도 줄어들어 부담해야 하는 망 사용료가 줄어들 수 있다.
망 사용료란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 막대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국내 통신사들에 그에 맞는 요금을 지불하라는 것을 골자로 한다. 통신업계에서는 외국 기업으로부터 한국 통신사업자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라며 법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반면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업체들과 복수 인터넷 방송인들은 이중 과세 가능성이 있다며 맞서왔다. 글로벌 콘텐츠 업체를 두고 망 사용료를 물리는 법안을 가진 나라는 전세계에 없고, 논의도 국내가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치의 이같은 조치에 복수 인터넷 방송인들도 '비상'에 걸렸다. 720p 해상도는 2000년대 초반 국내 방송사들이 도입했을만큼 다소 낮은 해상도로 꼽힌다. 트위치 특성상 고사양 그래픽을 가진 게임을 방송하는 경우가 많아 화질 저하는 치명적이다. 기존 최대 영상 화질인 1080p(FHD급) 60fps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시청자 이탈을 예상하고 있는 방송인들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회에는 망 사용료와 관련한 법안 7건이 발의된 상태다. 지난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를 주제로 공청회를 열어 입법 논의가 진행됐고, 해당 공청회에서는 인터넷 방송인을 위시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도 대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야는 내달 4일부터 진행되는 국정감사에서 구글,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 업체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망 사용료 법안에 대한 여론을 환기할 예정이다.
트위치 측은 잦은 질의응답 공개 문구를 통해 "트위치는 한국 현지 규정과 요건을 준수해왔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위치는 한국에서의 서비스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대안적인 해결책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변경은 한국에서 서비스 운영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앞으로도 한국 커뮤니티를 위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는 한편, 한국에서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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