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포스코가 제11호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로 일시 가동 중단했던 포항제철소 고로(용광로) 3기를 모두 재개한 가운데 복구 작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0일 3고로에 이어 12일부터 4고로와 2고로를 순차적으로 가동해 모든 고로가 정상 가동되고 있다.
그동안 포스코는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제강공정에서 처리하기 위해 제강(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과 연주(쇳물로 슬래브를 만드는 작업) 설비를 복구하는 데 집중했다. 이에 따라 제강공장의 경우 7기 전로 중 4기, 연주공장은 8기 중 4기가 재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제강 외 다른 라인의 경우 보다 피해가 커 복구가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소에는 열연·후판·선재·냉연·전기강판 등 완제품 공장이 40여 곳 갖춰져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작업) 라인은 아직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이번 수해 복구 작업에서 직원 안전과 함께 고객사의 피해 최소화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현장 복구 인원들 사이에선 사측이 빠른 복구만 요구하고 직원 안전은 뒷전이라며 불만을 표하는 모습도 보인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지난 8일부터 포스코 직원 인증을 받은 이용자들이 복구 작업에 대한 고발성 글을 올리고 있다.
한 이용자는 "(고로 생산이 재개됐지만) 언제 다시 멈출지 모른다. 대외적으로 보여주기식 하려고 억지로 돌리기 시작"이라며 "이거 전기 복구할 때도 (복구인력) 목숨걸고 ON 시켰다고 한다. 위에서 밀어붙이니 그냥 밑에는 운에 맡기고 ON 시킨 것"이라고 호소했다.
다른 이용자들도 "그날(폭우 피해가 있던 지난 6일) 야간 출근자들 (차량이) 전부 침수됐는데 위로금 100만 원 준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3일동안 고립됐을 때 누구라도 생수 한 병 지원해주러 오는 사람이 없더라"는 등으로 복구 관련 사측 압박을 지적했다.
아울러 포항제철소 내 완제품 생산이 불투명해지면서 포스코 제품을 써야 하는 일부 완성차 업체와 조선사들의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철강 완제품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강 제품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아서다.
산업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포스코·현대제철·철강협회·한국무역협회 등과 TF 제1차 회의를 열어 현장 복구 상황을 공유하고 수요산업 및 수출입 영향을 점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TF 가동과 함께 민관합동 철강수급 조사단을 이번주 내 구성해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전문가 진단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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