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3월 저축성보험의 신규 계약액이 7조424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수준이다.
저축성보험은 납부한 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만기에 받는 보험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연금보험이 있다. 저축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어 과거 은행 예·적금 보완상품으로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금리 상승으로 단기 금융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저축보험과 같은 장기 상품의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아울러 내년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이 회계상 부채로 잡혀 독이 돌 수 있다. IFRS17의 핵심은 보험부채를 기존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과거 고금리 계약으로 발생하는 부채가 대폭 늘어나게 된다.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실제 NH농협생명은 올해 암 보험, 건강보험 등 보장성 상품 위주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치아보험 등을 출시하며 보장성 보험 비중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치아보험은 보장성 상품이면서 마진이 높은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3월 유병자도 가입 가능한 '삼성 간편치아보험'을 내놨다. 현대해상은 보장범위를 치아에서 얼굴로 확대한 '밝게웃는얼굴치아보험'을 출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회계기준이 새로 적용되면 저축성 보험이 자산이 아닌 부채로 잡혀 이전부터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는 디지털 채널을 고도화해 보장성 상품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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