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정부는 다시 비상대응계획 발동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를 통해 감당할 수 있는 피해는 지금 감당하면서 피해를 분산하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재훈 가천의과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5일 서울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2021 데일리동방 제약·바이오포럼'에서 "지금의 위중증 환자의 증가 추세가 단계적 일상 생활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이라고 하는 것은 피해를 받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감당할 수 있는 피해만큼을 아슬아슬하게 감당해 가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교수는 "지금까지 방역대책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뒤로 미루는 데 중점을 두면서 큰 사회경제적 비용이 들어갔다”면서 이제는 감당할 수 있는 피해는 감당하되 피해를 분산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위기 상황을 평가할 때는 중환자 병상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가 중요한 축이고, 나머지 한 축은 유행이 얼마나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가"라며 “(위드코로나 이후) 저희가 계산한 것들보다 중환자가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포인트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 피해를 분산시키는 전략으로 정 교수는 △부스터샷 △미접종 고위험군 접종 확대 △소아청소년 접종 확대 △먹는 코로나치료제 적극적인 확보 등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한번 강화하는 것도 한 방안이지만, 가장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다시 한번 상향하는 것에 대해서는 가급적이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가 예측한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하루 2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1년에서 1년 반 정도 이어지는 것이다.
정 교수는 “현재 상황은 현실적인 시나리오에 맞춰 어느 정도 흘러가고 있지만 속도 조절에 실패할 경우, 내년 봄엔 하루 확진자 수가 8만명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럴 경우 중환자 발생 속도를 감당할 수 없어 비상계획 발동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준비된 만큼 방역을 풀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완화해야 현실적인 시나리오대로 흘러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점진적으로 단계적 일상 회복에 접근해 유행 곡선을 평탄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확진자 증가가 무섭다고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것은 비용만 소모한 채 피해를 뒤로 미루는 것밖엔 안된다”면서 "조금 더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서킷 브레이커(비상계획)나 방역패스와 같은 안전망을 충분히 도입하고, 역학조사를 더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