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노종원 경영지원담당은 26일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그간 영업이익으로 벌어들인 돈을 시설 투자(Capex)에 중점적으로 썼는데, 앞으로 메모리 산업의 미래를 생각하면 시설 투자 경쟁보다는 뉴 메모리 반도체로 향하는 연구개발(R&D)에 더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D램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점유율을 잃더라도 수익성 확보는 계속하겠다는 것인가'라는 한 증권사 연구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노 담당은 "당사도 가장 고민하는 부분인데, 솔직히 말하면 D램은 어느 정도 수익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그러한 수익성이 단순한 시설 투자나 생산능력 경쟁이 아닌, 미래를 준비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 등을 통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준비해 나가기 위해선 D램이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3분기에도 D램 출하량이 기존 계획에 못 미쳐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초반대의 하락률을 기록했지만, 평균거래가격(ASP)은 같은 기간 10% 가까이 증가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춰왔다.
D램의 수요 성장률은 20% 초중반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연간 D램 출하량 기준으로도 시장 수요 성장률을 다소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노 담당은 "4분기엔 한 자릿수 중후반의 D램 출하량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는 3분기 출하량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시장이 불확실해 수요 변화가 발생하면 유연한 대응을 통해 4분기에도 수익성 확보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 축인 낸드는 성장성을 더욱 끌어올릴 방침이다. 노 담당은 "낸드는 전략적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며 "여전히 D램보다 기술(Tech) 전환에 따른 원가절감 여지가 있는 상황으로, D램과 달리 빠른 성장과 기술 수준 전개가 낸드 경쟁 구조를 좀 더 안정적인 형태로 바꿔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에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출하량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간 낸드 출하량도 시장성장률(40% 이상)을 크게 뛰어넘어 60%에 가까운 성장세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최고 수준인 128단과 176단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원가 경쟁력을 활용해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낸드 사업은 3분기 흑자 전환도 달성했다.
현재 진행 중인 인텔 낸드 사업 인수를 마무리하면 시너지 효과도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 담당은 "총 8개국 승인이 필요한데 현재 중국만을 남겨두고 있다"며 "중국 승인이 조금 지연되고 있지만 4분기 내 중국 승인까지 받고 연내 인수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2~3개월 늦어지는 클로징 시점에 대해 다양한 백업 플랜을 갖고 있고, 기존 계획 대비 크게 흔들리지 않는 형태로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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