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개발이 가장 빠른 먹는 코로나 치료제는 미국 머크사의 ‘몰누피라비르’다.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10월, 미국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외 스위스 로슈사(AT-527), 미국 화이자사(PF-07321332)의 후보물질들도 각각 임상 3상에 돌입했다.
기존 코로나 치료제는 모두 정맥주사제로 병원에서 의사 처방과 입원을 해야 한다. 복용이 간편한 먹는 치료제도 의사 처방은 있어야 하지만, 입원 없이 집에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가벼운 증상이나 무증상 확진자에게 적용한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가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도 먹는 치료제 타미플루가 개발되면서 유행 전파 차단에 크게 기여했다. 업계에선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이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치료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위드 코로나 정착에 또 다른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가격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머크사와 170만명분 선구매 계약을 했다. 12억달러가 들었다. 1인당 약 82만원 정도다.
우리나라 질병청도 올해 추경 예산에 1만8000명분(168억원), 내년 예산안에 2만명분(194억원)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구매 비용을 반영했다. 총 362억원으로 3만8000명분을 사는 것이어서 1인당 95만2600원꼴이다.
그러자 국내 제약 바이오 업계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 현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치료제가 고가인 데다, 백신처럼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구매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국산 치료제를 만나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먹는 코로나 치료제는 신풍제약의 피라맥스(알테수네이트, 피로나리딘), 대웅제약의 코비블록(카모스타트), 부광약품의 레보비르(클레부딘) 등이다.
대웅제약 코비블록도 임상 2상 주 평가 변수는 ‘임상적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걸린 시간’이었으나 위약군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임상 2상에서 호흡기 증상 개선과 50대 이상인 경증 환자의 증상 개선에 효과를 확인한 만큼, 추가 분석을 통해 조건부 허가 신청과 3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부광약품 레보비르도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변수인 음전율의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임상 3상 진행은 두 개의 2상 데이터에 대해 전문가 및 관계기관과 협의 후에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엔지켐생명과학, 크리스탈지노믹스, 동화약품 진원생명과학 등이 먹는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임상 1상이 부작용을 테스트하는 과정이라면 2상은 효과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임상 단계마다 성공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정도가 달라, 단계별 주 평가변수를 달성하지 못해도 가능성을 보였다면 다음 임상으로 진입하기도 한다.
다만,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신약 후보 물질이 임상 1상부터 3상을 거쳐 시판 허가를 받기까지 성공률은 약 10%가 채 되지 않는다. 지금 개발 중인 치료제들이 모두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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