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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제약사, '일반약→건기식' 리뉴얼 열풍

이상훈 기자 2021-09-07 13:30:44

제약업계 "매출 한계 극복ㆍ공격적 광고·마케팅 가능"

약사회 "효능 효과 떨어지는 건기식, 국민 건강에 어떤 도움될지 의문"

[사진=안국약품 토비콤 건강기능식품]

[데일리동방]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일반의약품을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으로 리뉴얼하며 '5조 건기식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이는 건기식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다만 제약사들의 대표 효자품목들이 건기식으로 전환하면서 약국가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안국약품은 지난 8월, 토비콤을 건기식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1981년 출시된 먹는 눈 영양제 토비콤은 스마트폰 보편화 등으로 눈 건강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시장이 점차 커졌음에도 약국 판매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1년여간 준비 끝에 건기식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사진=휴온스]

휴온스도 8월, 일반의약품 ‘살사라진’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전환하고 신제품 ‘살사라진 감량전환’을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재 출시를 원하는 소비자 요청이 꾸준히 이어졌을 뿐 아니라, 다이어트 보조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살사라진 감량전환을 출시했다”라고 말했다.

살사라진 감량전환에는 기존 살사라진 전통 소재 14종에 녹차추출물, 알로에전잎 등 체지방 감소와 배변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식물성 소재들이 복합 배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일반의약품의 건기식 전환이 최근 들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써큐란'을 건기식 ‘써큐란알파’로 전환했다. 1994년 발매된 써큐란은 지난 26년간 혈액순환개선제 시장을 이끌어온 브랜드다.
 

[사진=동아제약 써큐란알파]

회사 측은 “써큐란의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써큐란 오메가-3 등 다양한 제형 및 성분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2017년 한국화이자는 멀티비타민 센트룸을 건기식으로 전환했으며, 2019년에는 바이엘코리아가 발포형 멀티비타민인 베로카를 일반의약품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전환했었다.

업계에서는 일반의약품의 건기식 전환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무리 인기 의약품이라 해도 매출이 한계치까지 올라가면 그 이상을 넘어서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건기식 시장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4조9805억원이다. 올해는 5조원이 넘을 게 확실시된다. 업계는 2030년까지 25조원 규모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약사법 상 일반의약품은 약국에서만 판매가 가능하지만, 건기식은 온라인이나 홈쇼핑, 일반 마트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가격 비교를 통해 구입할 수 있고, 업체들은 광고 및 마케팅을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다”라고 일반의약품의 건기식 전환 장점을 소개했다.
 

[사진=KT]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약사회 입장은 약국의 인기 효자 품목들을 빼앗기는 것만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대한약사회 이광민 홍보이사는 “건기식들은 온라인으로도 유통이 가능하기에 가격경쟁력에서 도저히 약국이 이길 수 없는 구조”라고 전한 뒤 “약사들의 수입 감소를 떠나서 이 같은 업계 흐름이 국민 건강에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까다로운 시험 등을 거치는 일반의약품과 달리 건기식은 상대적으로 시판 허가가 쉬운데, 많은 소비자들이 의약품과 건기식의 차이를 간과한 채 구매를 한다”면서 “규제에서 자유로워지고 효능 효과도 일반의약품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소비자들의 기대효과는 그대로이기에 설사 약국에서 판매를 한다 해도 소비자들에게 설명하기가 너무 어렵다”라고 토로했다.

또 “건기식은 선 규제가 아닌 사후 규제이기 때문에 일단 팔고 보자,라는 식의 무리한 마케팅이 남발되기 쉽다”면서 “제약회사들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자체가 왜곡될 가능성도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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