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자 카카오뱅크···30조 몸값 과시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자회사 IPO의 첫 타자로는 카카오뱅크가 유력하다. 몸값이 최소 10조원에서 최대 30조원에 달하는 ‘대어’로 이달 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30조원의 기업 가치는 현재 장외시장의 주가를 반영한 결과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의 1주당 가격은 7만6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총 발행 주식 수를 4억765만주로 가정했을 때, 시가총액은 30조9816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기존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지주(21조원), 신한금융지주(18조원)의 몸값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이 최소 10조~20조원이 될 것으로 평가하며 성장성과 안정성 모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여신 증가에 힘입어 1136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외국계 사모펀드, TPG 캐피탈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각각 2500억원을 유치하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IPO를 활용해 자본금이 더 늘어나면 대출여력이 확대되고, 이는 곧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의 기대감도 크다.
작년 3분기 말 국내 은행 원화대출금 1853조원 가운데 카카오뱅크의 점유율은 1%에 그쳤다. 전체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지만 이는 반대로 시장 확장의 여지가 크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정태준 연구원은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의 자본이 타행의 10% 수준이기 때문"이라며 "자본이 시중은행과 유사한 20조원 수준으로 성장한다면 여신 점유율도 시중은행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도 올해 8월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장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 않으나 업계에서는 기업가치를 7조~10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최초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3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특히 강력한 카카오 플랫폼을 기반으로 결제, 송금, 청구서, 멤버십, 인증, 투자 등 사실상 종합 금융사로 발돋음하고 있다.
◇두나무 나스닥 수혜도 전망···“지분 가치 더 부각될 것”
카카오의 관계사로 분류되는 두나무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성장성이 높은 회사로 보고 있다. 두나무 측은 카카오가 단순 투자를 진행한 ‘관계사’에 불과하다고 설명하지만,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가 두나무 대표인 점 등을 고려해 시장에서는 단순한 관계사를 넘어선 관계라 보고 있다. 카카오는 두나무 지분을 23% 들고 있다.
아울러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 에듀테크 계열사 야나두도 내년에 상장을 진행할 예정이기에 자회사 상장을 통한 카카오의 성장세도 뚜렷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뱅크, 페이,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다양한 자회사들의 IPO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단기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회사가 상장될 때마다 지분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며, 자회사의 상장 이후 카카오톡, 커머스, 멜론, 카카오TV 등 본사의 플랫폼 가치는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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