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이날 일찍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도했다.
빈소에는 고인의 장남인 농심 신동원 부회장을 비롯해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 등 자녀들이 자리를 지켰다.
고인의 차녀인 신윤경 씨와 사위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도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았다.
빈소에는 고인의 형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즉 조카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조화가 놓여 눈길을 끌었다.
고인은 1960년대 초 일본에서 활동하던 신격호 회장을 대신해 국내 롯데를 이끌었다.
그러나 1965년 라면 사업 추진을 놓고 신격호 회장과 갈등을 겪은 끝에 라면 업체 롯데공업을 설립하며 독립했다. 1978년 롯데공업의 사명을 농심으로 변경하면서 롯데와는 완전히 결별했다.
형제는 이후 결국 화해하지 못한 채 1년여 간격을 두고 세상을 떴다.
지난해 1월 신격호 회장이 별세했을 때 신춘호 회장은 끝내 형의 빈소를 찾지 않았다. 그를 대신해 신동원 부회장이 신격호 회장의 빈소를 지켰다.
신동빈 회장은 현재 일본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직접 빈소를 찾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귀국해도 2주간 자가격리 때문에 조문은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직 조문 일정 등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농심 임직원과 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등도 조문했다. 오후 9시께에는 최태원 SK 회장이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최 회장은 "오늘은 신동익 부회장의 친구 입장으로 왔다"며 "신 회장님이 돌아가셔서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신춘호 회장의 삼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과 신일고등학교·고려대학교를 함께 재학한 동기다.
최 회장은 신동익 부회장과 동창 시절 신춘호 회장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신춘호 회장님은 고등학교 때 많이 뵀었고, 그 자리에서 잘못한 것이 있어 야단맞은 기억이 있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허연수 GS리테일 대표 등 재계 인사도 조화를 보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전 야구선수 박찬호 등도 조화를 보내 추모했다.
한국경영자총연합(경총)은 "식품산업 발전과 글로벌 시장의 K-푸드 열풍을 견인했다"며 애도를 표했다. 경총은 "(신 회장이) '식품업의 본질은 맛과 품질'이라는 원칙으로 제품의 품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와 투자에 힘 쏟았다"며 "그 결과 농심은 '최초', '1등'이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는 한국의 대표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농심행 무불성사'(以農心行 無不成事)라는 경영철학은 기업의 정도경영과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일깨워줬으며, 지금까지도 많은 기업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또 "반세기를 넘어 100년 기업을 향해 나아가는 농심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며 "신 회장이 전한 기업가정신과 경영철학,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헌신을 이어받아 지금의 경제위기 극복과 경제 활력 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애도를 표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