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품질 논란은 직분사(GDi) 방식을 적용한 세타2 엔진이 보급되면서 급격히 커졌다. 출시 당시 국내 소비자들은 "이상한 잡소리"를 호소했고, 미국 시장에서는 엔진 떨림, 화재, 운행 중 정지, 시동 꺼짐 문제가 보고됐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양산차 엔진에 직분사(GDi) 방식을 적용한 것을 문제로 봤다. 보다 높은 힘과 연비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고성능 연료분사기를 장착했고, 엔진의 내구성이 이를 따르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현대차는 "엔진에 이상 없다"라며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지만 2015년 9월 미국에서 세타2엔진 장착 차량 47만대 리콜이 결정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뀐다. 2016년에도 88만5000대가 미국에서 리콜되며, 엔진 설계 결함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엔진 공장의 청정도 관리 문제"라며 국내 시장에서의 리콜은 진행하지 않았지만 내부 공익제보자의 등장으로 국내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2016년 9월 현대차 품질강화1팀 부장을 지낸 김광호 부장이 "세타2 엔진 자체 결함이 있다"라고 폭로하면서다.
결국 2016년 10월 국토교통부는 세타2 엔진 결함 조사에 착수했고, 6개월간의 조사 끝에 "세타2 엔진의 제작 결함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 시기에 맞춰 현대차는 국내 생산 차량에도 미국과 동일한 엔진 보증기간을 제공하기로 한다. "문제 없다"는 주장을 일거에 뒤엎는 행보였다.
당시 리콜 대상은 17만1348대로 2.4L GDi 및 2.0L 터보 GDi가 적용된 5개 차종(쏘나타(YF), 그랜저(HG), K7(VG), K5(TF), 스포티지(SL))이었다.
계속된 리콜에도 미국과 한국에서의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현대차는 지난 2019년 ‘세타2 GDi 엔진 평생 보증’ 계획을 밝혔다. 미국 소비자는 물론 한국 소비자에게도 적용되는 해결책이었다.
대상 차량은 세타2 GDi 및 세타2 터보 GDi 엔진을 장착한 2010~2019년형 차량 전부다. 글로벌 시장에 판매된 차량은 총 469만대이며, 국내 판매량도 52만대에 이른다.
다행인 점은 품질이슈에 대응하는 현대차의 자세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3분기 실적에 리콜 충당금 3조3600억원(현대차 2조1000억원, 기아차 1조2600억원)을 선 반영했다. 글로벌 판매 차량 469만대에 대한 비용이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차량 52만대도 포함되어 있다.
앞서 시행된 세타2 엔진 관련 품질 충당금도 차질 없이 반영됐다. 현대차·기아는 2018년 3분기 4600억원(현대차 3000억원,기아차 1600억원), 2019년 3분기 9200억원(현대차 6100억원,기아차 3100억원) 등을 집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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