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LG에너지솔루션이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막기 위해 강수를 뒀다.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주 공장 인수에 나서는 방안을 포함한 당근책을 제시한 것이다.
지난 13일 현지 매체 AJC에 따르면,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10일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래피얼 워녹에게 서한을 보내 “LG는 조지아주 주민과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늘어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수요 때문에 많은 투자자와 제조업체가 (SK의 조지아주) 커머스 공장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외부 투자자가 SK의 조지아주 공장을 인수한다면, 이를 운영하는데 LG가 파트너로 참여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2일 2025년까지 미국에 5조원 이상을 투자해 2곳 이상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LG 측이 아직 신규 공장 설립 지역을 발표하지 않아, 업계에서는 조지아주에 공장을 세울 가능성도 작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이 조지아주에 이 같은 서한을 보낸 것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ITC는 포드·폭스바겐 등에 대해 일부 수출 금지 유예 조치를 내리면서 “공익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조지아주 측이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라파엘 워녹 의원은 지난 4일 미국 교통부 차관 후보 청문회에서 “ITC결정이 조지아주 근로자들과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확산 정책에 명치를 강타하는 충격을 줬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주 지사도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에게 ITC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켐프 주지사는 지난 13일에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거부권 행사를 재차 요청했다.
그는 서한에서 “조지아주 커머스에 건설되는 SK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앞으로 2600명을 고용할 예정이며 SK가 공장을 짓고자 투자한 26억달러(우리돈 약 2조9549억원)는 조지아주 역대 최대 외국인 투자”라고 강조했다.
캠프 주지사는 이어서 “ITC 결정을 대통령이 번복하지 않으면 조지아주 공장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SK의 설명”이라고 SK의 입장을 대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는 없지만, 조지아주와 포드 등 기업들의 읍소가 이어지고 있어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