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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코로나 불황 뚫은 식품기업] 오뚜기, 내수시장 '꽉' 잡았다

강지수 기자 2021-02-10 16:29:27

1981년 '3분 카레'로 HMR 시장 열어...점유율 90% '과점 지위' 유지

내수시장 정체는 과제...라면 가격 인상과 해외 확대 여부 주목

[사진=오뚜기 제공]


'1위, 1위, 2위'.

지난해 오뚜기 주력제품의 내수 시장 점유율 성적표다. 국내 식품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해외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며 성장한 것과 달리 오뚜기는 내수시장 과점지위를 이어가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오뚜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984억원으로 33.8% 증가했고, 매출액은 2조5958억원으로 전년보다 10.0% 늘어났다.

오뚜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내식이 늘어나면서 라면과 상온·냉장·냉동식품 등 가정간편식(HMR) 매출이 골고루 성장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판촉 경쟁 완화로 마케팅비가 줄어들면서 영업이익률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 시리즈'로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강자로
 

오뚜기가 2019년 11번가에서 판매한 1980년대 패키지를 되살린 레트로 스타일 신제품 3종. [사진=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HMR 1세대다. 지난 1981년 '3분카레', '3분짜장' 등 3분 시리즈로 가정간편식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레토르토 식품의 문을 열었다. 해당 제품의 독주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카레와 자장 등 '3분류' 제품 점유율은 지난해 9월 기준 92.3%로 꾸준히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즉석밥 제품 '오뚜기밥'도 지난해 기준 점유율 34.3%를 차지하며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CJ제일제당의 '햇반' 다음이다. 이밖에도 분말카레 시장 점유율은 91.0%, 참기름은 57.2%, 라면은 26.4%다. 분말카레와 참기름은 시장 점유율 1위, 라면은 2위다.

라면 시장에서는 대표 제품인 '진라면'으로 매출 1위를 차지한 농심 '신라면'과 자리를 다투고 있다. 오뚜기는 2005년 이후 수차례 진라면을 리뉴얼하면서 맛을 강화했다. 또 경쟁사인 농심과 삼양이 지난 2016년과 2017년 라면 가격을 인상한 것과 달리 2008년 이후 판매가를 동결하면서 소비자 친화 정책을 폈다.

◆냉동 피자 점유율 1위...HMR 신제품도 시장 안착
 

[사진=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새로 내놓은 HMR 신제품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 2016년 출시한 냉동 피자는 지난해 점유율 44.6%를 기록하면서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다. 같은 해 출시한 '맛있는 오뚜기 컵밥' 메뉴는 출시 당시 6종에서 25개까지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전국 각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식 국·탕·찌개 HMR 제품을 선보이며 인기를 얻었다.

오뚜기는 올해도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가정간편식 확대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지난 1월에는 HMR 라면 브랜드 '라면비책'을 출시하고 새로운 경쟁지로 떠오르고 있는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출사표를 내면서 '포스트 코로나' 대비에 나섰다.
 

오뚜기 고급 라면 브랜드 '라면비책'. [사진=오뚜기 제공]


온라인몰도 강화한다. 오뚜기는 코로나19로 온라인 구매가 크게 증가한 지난해 공식 온라인 쇼핑몰 '오뚜기몰'을 강화했지만 경쟁사에 비해서는 여전히 매출 비중이 낮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오뚜기몰과 연계해 제품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레시피 홈페이지 오'키친(O'Kitchen)을 오픈하는 등 온라인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곡물가격 등 물가 인상에 따른 소비자가격 변동 여부도 주목된다. 가격을 인상하면 매출과 영업이익률 등 실적에는 긍정적이지만 소비자에게는 민감할 수 있다. 특히 오뚜기는 코로나19 이후 해외 비중을 늘린 국내 식품기업들과 비교해 내수시장 비중이 커 비교적 영향이 클 수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10년간 라면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던 만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10% 내외를 기록하고 있는 해외사업을 확대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실제 오뚜기 주요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내수시장 정체와 식품시장 경쟁 심화로 다소 줄어들고 있다. 오뚜기의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8년 64.6%에서 지난해 47.7%까지 내려앉았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되는 해외 매출 비중이 경쟁사 대비 낮아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올해는 HMR 라면 등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간편식 성장에 집중할 예정"이라면서 "지난해 온라인몰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가면서 모자랐던 부분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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