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갈등빚은 서울시에 팔라고 했다

[데일리동방]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를 사실상 서울시에 팔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 노른자위 땅을 서울시에 팔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지만 금액과 지급 시기를 놓고 의견차이가 커 제대로 된 협상이 진행될 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에 팔라는 조정이 나왔다. 결국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대한항공 측에 서울시와 갈등을 겪고 있는 서울 송현동 부지를 시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나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권익위는 대한항공이 제기한 송현동 부지 매각과 관련한 고충민원을 ‘조정’ 방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이는 부지를 서울시에 매각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는 게 권익위 측의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강행해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며 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했다.

당시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기업의 사유재산인 송현동 부지에 대한 문화공원 지정 강행을 마땅히 철회해야 한다”며 "이는 민간 자산에 대한 명백한 알박기 행위"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여파로 위기를 겪으면서 자본확충을 위해 송현동 부지를 매물로 내놨다. 하지만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일방적으로 지구단위계획에 포함시키면서 매각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대한항공은 매각 입찰을 진행했지만 서울시의 공원 조성 계획 발표로 인해 단 1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권익위의 중재로 인해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에 매각하는 방향으로 일단락나면서 조만간 서울시와 매각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양측이 제시한 매매가격과 지급 방법에 대한 의견차가 커 매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한항공은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법적인 구속력은 없으나 권익위가 제안한 조정 방향에 따라 서울시와 협상을 할 것"이라며 "하지만 조건이 맞아야만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송현동 부지 판매조건으로 최소 6000억원 이상, 일시납부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가 포함된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에 따라 책정한 보상비 4670억원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마저도 일시납부가 아닌 2022년까지 분할 지급을 원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부지는 오랜 기간 역사공원화 사업이 추진 된 곳이기에 매입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계약 성사를 위해 대한항공이 원하는 일시납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 7성급 한옥호텔 건립을 목적으로 삼성생명으로부터 송현동 부지를 2900억원에 사들였다. 매각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의 숙원이던 한옥호텔 건립 꿈은 사실상 무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