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에 오리온까지…제주 생수시장 ‘아픔’
13일 업계에 따르면 1998년 3월 5일 첫 출시된 삼다수는 평균 시장 점유율 40%대다. 21년간 1위 자리를 고수하며 ‘국민생수’로 군림해왔다. 청정지역인 한라산 화산 암반수라는 브랜드 가치와 우수한 수질에 힘입어 고객만족도와 브랜드파워 역시 1위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근 국민생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 노동조합이 사상 첫 파업에 돌입하며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26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설립 이래 첫 총파업에 돌입했고, 그 여파로 삼다수 생산은 중단됐다. 2개월분가량 재고 물량이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물량 공급이 힘들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시장점유율도 하락세다. 40% 벽이 무너진 지는 오래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닐슨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1~10월) 삼다수 점유율은 3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포인트(p) 감소했다.
문제는 삼다수뿐이 아니다. 제주도 용암수를 활용하는 오리온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제주도가 최근 오리온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 불허 방침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리온이 공장을 지었다는 이유로 국내 생수시장을 노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또 “오리온이 국내시판에 나설 경우 물 공급 중단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정기 배송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 판매를 확대하려던 오리온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아이시스‧백산수 등 점유율 성장하며 시장 ‘공략’
제주산 생수 브랜드가 겪는 때아닌 위기는 경쟁 브랜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이시스’나 ‘백산수’ 등 타 업체 점유율은 꾸준히 증가세다.
여전히 삼다수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파업으로 인해 점유율은 계속 하락하는 데다 새 브랜드 생수가 속속 등장하면서 국민생수 이름을 언제까지 유지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이 만드는 아이시스는 최근 매출이 확대하며 꾸준히 성장 중이다.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는 지난해 3분기 누적 1829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695억원보다 8% 신장한 금액이다. 점유율도 13.3%로 1.1%p 증가했다.
파키스탄 법인은 2018년 4분기부터 매출을 내기 시작해 지난해 3분기에는 누적 696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점유율을 보면, 백산수를 생산하는 농심 점유율은 0.8%p 신장한 8.9%를 기록했다. 이외에 해태 ‘강원 평창수’와 하이트진로 ‘석수’, 동원F&B ‘동원샘물’, 아워홈 ‘지리산수’ 등도 점유율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대형마트 업계도 자체브랜드(PB)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생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이 내놓는 PB생수도 같은 기간 점유율이 2%p 이상 상승한 13.4%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시판되는 생수 브랜드만도 300여개에 달한다”면서 “이제 국내 생수시장 판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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