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아웃룩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은 ‘BBB’를 유지했다.
아웃룩 하향 이유로 그룹 재무리스크 증가와 지원 주체의 재무여력 악화, 수익성 개선에 대한 본사 차원의 높은 재무부담 등을 꼽았다.
이번 아웃룩 하향 조정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올해 첫 공모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자마자다.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는 500억~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인프라코어 신용도는 'BBB'로 시장이 참여를 꺼리는 비우량 등급이다. 그런데도 지난해 다섯 차례나 공모시장을 찾아 총 3370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마지막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는 처음 발행 규모 300억원의 5배가 넘는 1690억원이 몰려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가 공모시장에서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면서 비우량채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신용도가 회복된 덕분이었다.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2016년 말 두산인프라코어에 'BBB-'등급을 부여했었다.
그러나 약 1년 뒤인 2017년 12월 다시 ‘BBB’ 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자 리스크가 해소된 두산인프라코어는 공모채시장에서 활약했다. 이 기세를 몰아 한국신용평가는 ‘긍정적’ 아웃룩을 부여하기도 했다.
올해도 BBB급 발행사 중 첫 주자로 나서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렸지만, 올해도 흥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재무적 리스크에 대한 지적이 나와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인프라코어 자체적인 문제보다 그룹 차원의 리스크를 지적했다.
한국신용평가 측은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그룹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수익성 저하 기조가 뚜렷하다"며 "여기에 건설기계업황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중단기적으로 두산그룹의 수익창출력은 약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산그룹의 차입금 규모가 지난해 9월 말 기준 13조원에 이르는 등 재무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두산중공업의 조정연결기준 차입금이 6조2000억원으로 총차입급/EBITDA(감가상각전영업이익)이 10배를 초과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수익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과중한 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실행하는 자구안 결과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 신용도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12월 두산이 보유한 두산메카텍 지분 전량을 두산중공업에 현물출자하기로 결정했다. 또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을 통해 자회사인 두산건설 비상장 전환을 추진하는 등의 자구안을 실행했다.
한국신용평가 측은 “현재까지의 자구노력들이 의미있는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높아진 재무위험에 대응한 그룹의 자구노력은 지속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지원부담 확대 여부와 제반 영향은 신용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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