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투자증권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코스피는 1900∼213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F PER)을 9.8~11.0배 수준으로 분석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규제는 오는 18일이 중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일본은 지난 6월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기초로 한 중재위원회 설치를 한국 측에 요구했는데, 그 답변 시한이 18일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 입장이 어떻든 국제법상 일본이 유리하므로, 18일 이전에 중재위원회 설치에 동의하고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단,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중 58%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지지했다는 여론 조사가 나오는 상황이다.
중재위의 협상 진척이 느린데다 수출규제도 유지돼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박소연 연구원의 진단이다. 그는 "현재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업종은 항공과 반도체, 디스플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항공업종에서는 일본 노선의 매출 비중이 11∼26% 수준으로 가장 커 일본여행 수요 감소에 따른 타격이 예상된다"며 "반도체의 경우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소재들의 국산품 대체가 어려워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를 우려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일본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의 제한 조치를 발표한 이후 JP모건, 무디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기관에서 부정적인 전망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난 주말 일본 출국 소식이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관련 업종들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심리가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우리 증시가 적지 않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택 연구원은 “한국 반도체는 전세계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일본의 제재로 관련 산업의 전면적인 가동 중단을 상상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일본이 쉽게 물러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동 중단 상황이 발생해 대규모 기업이익이 훼손되긴 어렵지만 증시의 투자심리 약화는 몇 번 더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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