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

[국제] 젤렌스키 "美·유럽 안전 보장하면 2~3개월 내 선거 가능"

李东旭,胡友松 2025-12-10 11:48:52


지난 10월 17일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 셋째)을 맞이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신화통신)

(키예프=신화통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 유럽이 선거 안전을 보장한다면 우크라이나는 60~90일 내 선거를 실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최고 라다(의회) 의원들에게 관련 법 개정 발의를 준비하도록 지시해 전시 상황에서도 선거를 치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어떤 선거든 안전한 투표 환경 보장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선거 관련 입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가 전쟁을 구실로 선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미국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민주 국가'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우크라이나 법은 국가가 전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는 원래 지난해 3월에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가 '특별 군사작전'을 단행한 뒤 우크라이나가 전시 상태에 돌입하면서 여러 차례 연기됐다.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전시 선거'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 등 문제를 놓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거센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조속한 휴전과 대통령 선거 실시를 촉구했다.

2월 25일 우크라이나 최고 라다는 '전시에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을 지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의 다른 고위 관계자들은 전시 중 선거를 여러 차례 거부해 왔다. 일각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겉으로는 선거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에 한 걸음 물러선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로 '공'을 미국 측에 넘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유럽에 안전한 투표 환경 보장을 요구했다는 것은 곧 전면적인 휴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