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신화통신) 다양한 미래형 공장이 등장하면서 중국 제조업의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의 한 클린룸에선 선반기계나 컨베이어벨트의 소음 대신 광양자컴퓨터 핵심 부품 생산 공정을 감독하는 소수의 엔지니어만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달 가동을 시작한 이곳은 연구실과 공장이 결합된 랩 팩토리다. 엔지니어들 사이에 '미래형 공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공장 모델이다.
5천㎡ 규모의 이곳은 중국 최초의 광양자컴퓨터 전용 제조공장으로 연구·제조·테스트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200개 이상의 초정밀 제조 공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양자 기술과 바이오의약·인공지능(AI)의 빠른 융합을 목표로 한다.
자진펑(賈金鋒) 웨강아오 대만구(粵港澳大灣區, 광둥-홍콩-마카오 경제권) 양자과학센터 집행주임은 "해당 공장이 단순한 생산라인의 의미를 넘어 기초과학과 산업응용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산라인 안에서 다양한 맞춤형 수요를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제조 시스템도 생겨나고 있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소재 판성(攀升·Ipason)의 스마트 팩토리에선 유연 생산라인을 통해 맞춤형 고성능 PC가 조립된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24시간 안에 맞춤형 컴퓨터가 발송되는 시스템으로 '대량 개인화'를 실현하고 있다.
한편 AI와 로봇의 통합 역시 미래형 공장 건설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중국 전역에선 실시간으로 사고하고 적응하며 최적화가 가능한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하는 공장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지난 8월 중국 당국은 'AI+' 행동 심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AI와 실물경제의 심층 융합을 위한 종합 로드맵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오는 2027년까지 스마트 단말기, AI 에이전트와 같은 차세대 응용 분야의 보급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저장(浙江)성 타이저우(台州)시에 위치한 지리(吉利·Geely)자동차의 위성 슈퍼팩토리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자동차 조립라인에 가까운 항공우주 공장을 구현하고 있다. 무인운반차량(AGV)이 작업대 사이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며 위성 모듈을 조용하게 운반하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해당 시스템의 도입은 제조 주기를 28일로 단축했다.
산둥(山東)성 쩌우청(鄒城)시 소재 뤄스(珞石·Rokae) 스마트제조산업단지에서는 힘 센서와 비전 센서가 장착된 협동로봇이 미세 정밀 작업을 수행한다. 인간과 유사한 촉각·시각 인지 능력을 갖춘 이 협동로봇은 각도와 압력을 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어 USB 포트 조립과 같은 고정밀 공정에서도 마이크론 단위의 정확도를 구현한다.
중국 정부는 스마트 공장을 ▷기초급 ▷선진급 ▷탁월급 ▷선도급 등 4단계로 분류하는 단계별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최신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운영되는 기초급, 선진급, 탁월급 스마트 공장은 각각 3만5천 개, 7천 개, 230개 이상이며 선도급 스마트 공장은 최소 15개에 달한다. 해당 시설들은 평균적으로 연구개발 주기를 29% 단축하고 생산 효율을 22% 높이며 탄소 배출을 20% 줄이는 성과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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