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

[기획·한중교류] 中 삼국지에 매료된 한국인...삼국 문화 해설로 중·한 교량 역할 '톡톡'

董小红 2025-12-06 11:12:04
한국인 학자 김은주 씨(가운데)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 있는 무후사(武侯祠)박물관에서 중·한 관광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취재원 제공)

(중국 청두=신화통신)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 있는 무후사(武侯祠)박물관에서 한국인 학자 김은주 씨가 자원봉사자로 활약하며 한국 관광객들에게 생생한 해설을 제공하고 있다.

김은주 씨는 서울 출신으로 현재 청두외국어학원 한국어과의 강사로 재직하고 있다. 20여 년 전 청두에 온 그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이 도시에 계속 머무르게 됐다.

삼국지(三國志)의 팬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관련 서적을 많이 읽었다. "한국에서 삼국지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십여 년 전 쓰촨(四川)대학에서 비교문학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삼국 문화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김 씨는 우연한 기회에 중국 학자의 삼국 연구 저서를 한국에 번역·출판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후 그는 중국 학자 팡베이천(方北辰), 탄량샤오(譚良嘯)의 시리즈 저서 '삼국지 그 감춰진 진실을 찾아서', '무후사, 그 안에서 본 삼국지'를 번역했고 2017년 성공적으로 출판됐다.

김은주 씨(왼쪽 첫째)가 무후사박물관에서 큐레이터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한국 관광객에게 삼국 문화를 설명하고 있다. (취재원 제공)

"2019년 한·중·일 정상회의 기간에 '무후사, 그 안에서 본 삼국지'를 당시 한국 대통령께 선물로 보내드렸습니다. 학술 저서 번역을 계기로 삼국 문화를 더욱 진지하게 연구하게 됐습니다." 김 씨의 말이다.

김 씨는 강의로 바쁜 와중에도 매주 비정기적으로 무후사에서 자원봉사를 한다. 그 이유는 순전히 삼국 문화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1984년 6월 28일 청두 무후사박물관이 정식으로 설립됐다. 오랜 역사를 담고 있는 이곳은 촉나라, 한나라 영웅의 전설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삼국 역사의 맥을 이어가며 중·한 문화 교류의 생생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삼국시대는 기나긴 중국 역사 속에서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영웅이 나타났죠. 그들의 지혜와 의리, 충성은 사람들을 탄복시킵니다. 저는 특히 제갈량(諸葛亮)을 존경합니다. 많은 중국인처럼 저 역시 '몸을 굽혀 모든 힘을 다하고, 죽은 뒤에야 그친다(鞠躬盡瘁,死而後已)'는 말에 감동받았어요." 김 씨는 어느 나라 사람이든 간에 모두 제갈량의 뛰어난 자질에 경외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무후사박물관에서 한국 관광객들에게 삼국 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은주 씨(오른쪽 첫째). (취재원 제공)

김 씨는 서울 남산의 와룡묘, 보광동의 무후사, 전라남도 곡성의 무후사 등 한국에 제갈량을 모시는 사당이 여럿 있다고 소개했다. 오늘날 한국에서 '삼국 문화'는 상당한 규모의 문화 산업을 형성했으며 한·중 문화 교류의 중요한 매개체가 됐다고 덧붙였다.

"무후사에서 자원봉사를 한 지 벌써 5년이 됐네요. 그동안 무후사에서 많은 중국 자원봉사자 친구를 알게 됐어요. 저에게 매우 친절했고 그 친구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어요. 5년 동안 많은 한국 관광객이 무후사를 방문했는데 그중 상당수가 '삼국지' 팬이었어요." 김 씨는 "한국어로 열심히 설명하고 나면 큰 박수를 쳐주며 '이렇게 재미있는 한국어 해설을 들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다'는 관광객들의 말에 보람을 느낀다"며 "이것이 자원봉사를 계속하게 되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후사를 찾는 한국 관광객들 중 많은 사람이 어렸을 때부터 삼국지 이야기를 읽고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 조자룡 등 영웅호걸들을 존경하며 그들의 팬이 됐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영웅들의 지혜, 충의, 자애로움, 청렴함 등은 모두 소중한 자질입니다. 많은 한국인이 그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합니다."

김 씨는 앞으로도 자원봉사를 계속해 나가면서 삼국 문화를 더 깊이 있게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생동감 있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해설해 더 많은 한국인이 무후사를 이해하고 삼국 문화를 알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