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한호건설이 서울 도심 개발 핵심 구역 중 하나로 꼽혀온 세운4구역 내 보유 토지를 매각하기로 했다. 특혜 논란이 확산한 데다 사업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개발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호건설은 세운4구역 내 자사 보유 토지 3135.8㎡(약 950평) 전체 매각을 결정하고 SH에 매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SH가 매입을 거부할 경우 민간 매각도 열어두겠다는 계획이다.
종묘에 인접한 이 구역은 세계유산 영향평가 필요성 문제가 제기된 데 이어 용적률 완화에 따른 개발이익 특혜 의혹까지 불거지며 논란이 이어져 왔다.
세운4구역 재개발로 민간 토지주에게 돌아갈 순이익을 약 112억원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한호건설이 토지를 매각하지 않는다면 받을 몫은 34억원 안팎이다.
이 지역은 지난 10여년 동안 개발 방향이 수차례 뒤바뀐 대표 사업지다. 오세훈 시장 재임기인 지난 2009년 세운상가 철거와 8개 구역 통합개발 계획을 수립했으나 2011년 박원순 시장이 이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이후 2014년 재정비촉진계획이 변경됐으나 2019년에 을지로 노포 보존 등을 이유로 재개발 전반을 재검토하라는 지시가 내려지면서 또다시 속도가 멈췄다.
최종적으로 사업시행인가가 떨어진 것은 올해 8월로 사업이 출발점을 찾기까지만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 셈이다.
한호건설은 이 과정에서 공사비와 기부채납률, 금리가 올라 사업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호건설 관계자는 “개발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토지를 지속 보유할 경우 논쟁과 오해가 반복될 수 있어 매각을 결정했다”며 “더 이상 정쟁에 거론되지 않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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