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사실로 검증하자" vs "보존 우선"…서울시·국가유산청, 세운4지구 갈등 재점화

우용하 기자 2026-01-08 17:22:31
주민들 "실증 거부는 논란 회피" 반발
서울 세운4구역 부지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부지 개발 관련 조망 시뮬레이션 위해 대형풍선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세운4구역 개발을 둘러싼 ‘종묘 조망 훼손’ 논란이 현장 검증 단계에서 다시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가 실증 결과를 공개하며 논란을 종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국가유산청이 촬영을 불허하면서 갈등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작년 11월 18일 시의회에서 세운4구역 건물들이 종묘의 하늘선을 가린다는 주장에 대해 종묘 정전 상월대 정방향에서 남측을 바라본 경관 시뮬레이션을 공개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의 신뢰성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이에 서울시는 세운4구역 건축물과 동일한 높이의 애드벌룬을 설치해 실제 높이를 검증하는 현장 실증에 나섰다. 현장 확인 결과 실측된 높이와 조망은 서울시가 앞서 공개한 시뮬레이션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실증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이날 국가유산청, 서울시, 기자단,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등이 참여하는 현장 설명회를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 보존·관리 및 관람 환경 저해’를 사유로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의 촬영을 불허했다. 서울시는 사실과 실증에 기반한 공개 검증 기회가 차단됐다는 입장이다.
 
같은 날 오후 세운4구역 주민들은 종묘 인근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의 시뮬레이션 현장 실증 촬영 허가와 서울시·국가유산청 간 공동 검증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실증 자체를 불허하고 회피하는 국가유산청을 이해할 수 없다”며 “시뮬레이션 실증 결과를 토대로 논의하는 것이 종묘의 가치를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영상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종묘의 문화재적 가치를 고려하면서 도심 개발과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관별로 제시된 상이한 시뮬레이션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대희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시뮬레이션 공동 검증은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과정이다”라며 “국가유산청과의 공동 검증을 통해 역사문화와 도심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