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것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다. LG화학의 경우 최근 영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로부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확대할 것을 요구받았다. 금호석유화학도 현재 전체 발행 주식의 14%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어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지난 16일 국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중심으로 한 상법 3차 개정안은) 아마 오는 12월까지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3차 상법 개정안은 신규 자사주 취득 시 최대 1년 이내 소각 의무화, 기존 보유 자사주 최대 5년 이내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시장에서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것을 뜻한다.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가치(EPS)가 높아지고 기업가치 제고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기업들은 1994년 이래로 경영전략 수단으로 자기주식을 활용해 왔다.
그러나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에서 자사주가 모두 일정 기간 내 의무 소각을 해야 한다면 석화기업이 인수합병 구조를 설계하는 것부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9월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의 문제점 연구' 보고서를 통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기업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이는 득보다 실이 커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러한 우려에서 신중한 검토를 요청했다. 기업 간 상호주 보유를 통해 전략적으로 제휴한 경우 합병 과정에서 자사주를 취득하게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정유 분야는 합작법인(JV)이 많고 지분 맞교환이 많은 업종이라 자사주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사주 강제 소각을 하면 M&A 등 경영권 방어 전략 활용 범위가 좁아지게 된다"며 "M&A가 전략적 기업 경영 수단으로 필요한 분야가 있기 때문에 일률적이지 않은 산업 각개별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의 '2023 국내 상장기업의 자기주식 취득 및 처분 동기와 장기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공시 상 자기주식 처분 목적은 '재무구조 개선'(21.2%), '투자·운영자금 확보'(20.0%), '교환사채 발행'(14.3%) 등 순이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지 않았다"며 "예외적인 법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해외 주요국 중 자사주 보유나 소각을 엄격히 규제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미국(뉴욕·델라웨어), 영국, 일본은 모두 기업 자율에 맡기고 있고, 독일만 자본금의 10%를 초과한 자기주식에 대해 3년 내 처분 또는 소각을 의무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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